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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민족의 역사를 왜곡한 세 가지 해독(3)
[기고] 한민족의 역사를 왜곡한 세 가지 해독(3)
  • 승인 2009.11.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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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사)21세기 이순신연구회 상임이사ㆍ공인회계사
 (전편에 이어) 어떤 이는 ‘노망 드셨네’ 하며 비웃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때 그와 더불어 ‘한국상고사입문’(1989년)을 발간했던 상고사연구가 최태영 박사는 다음과 같이 증언한 바 있다. 

 “내가 젊었을 때만 해도 한국땅에서 단군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실증사학을 내세워 단군을 가상인물로 보기 시작한 것은 이승만 정권 때부터이지요. 그리고 이미 세상을 떠난 친구이지만 이병도 박사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 박사는 말년에 건강이 나빴는데, 어느 날 병실에 찾아갔더니 죽기 전에 옳은 소리를 하겠다며 단군을 실존인물로 인정했어요. 그 사실을 후학들이 모르고 이박사의 기존학설에만 매달려 온 것입니다. 그리고 한민족이면 누구나 어린아이 때부터 배웠던 동몽선습이나 세종실록 등 각 고전에도 단군기록이 나옵니다. 수백년전 기록을 어떻게 믿겠느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역사기록이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판소리할 때도 그 긴 내용을 한자도 바꾸지 않고 노래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역사기록은 더욱 정확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서울대법대 초대학장을 역임한 상고사연구가 최태영 박사, 2000년 1월 3일자 문화일보 특별대담) 
 
3. 양독(洋毒):실증주의 역사관

양독은 서양에서 들어온 실증주의 역사학의 해독을 말한다.

 이는 ‘주관적인 판단 없이 역사적 사실을 원래 있는 그대로 기술해야 한다’는 역사학자 랑케(Leopold von Ranke)의 관점을 밑바탕으로 한 것인데, 이 계열의 역사학자들은, 오직 유적과 유물에 의해 실증된 역사적 사실만을 인정하는 반면, 문헌을 연구하는 사학은 비판한다.

 그래서 대표적인 고대사 자료인 ‘환단고기’ 등의 서적을 사료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자기 눈으로 보아야만 믿는다는 식의 고증이 중요하다면서, 왜 그들은 중국과 러시아 땅에 묻혀 있는 고조선의 유적과 유물들은 확인하려 하지 않는 것일까. 해방 후 국사학계는 1930~1940년대 초기의 학풍을 그대로 물려 받았다.

 더욱이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민족주의 역사학자들이 납북되었고 그나마 남아 있던 다양한 국사연구 학풍이 실증주의 학풍으로 단일화되면서 실증주의 사학자들이 우리 나라 국사학계의 핵심 주류를 형성하게 되었다는 얘기다.

 앞서 소개했던 안호상 박사는, 고대 역사서들이 입증하고 있던 사실을 후대에서 중국과 일본의 역사가들이 이 사실을 왜곡 변조했으며, 식민사관에 물든 우리의 역사학자들이 이것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여기에 기초해 국정교과서들이 집필되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지적했었다.(1999년 3월 1일자 세계일보)

 역사가 단지 흘러가 버렸다고 해서, 그렇게 쉽게 잊혀지고 마는 것일까?

 우리의 민족혼 속에는 서양식의 근대적인 과학주의 역사관만으로는 해석되지 않는 깊은 잠재적 사상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유적과 유물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의식 무의식 속에 살아 숨쉬는 민족혼이야말로 역사의 실체를 찾아가는 단초가 아닐 수 없다.
 잃어버린 고대사의 복원을 통해서만 이러한 민족문화의 정수를 되살려 낼 수 있다.

 매년 설, 추석만 되면 수천만 명이 모든 일을 제쳐놓고 오직 제사를 지내기 위해 고향을 찾아 나선다.

 이는 뿌리를 찾아가는 문화의 표상이다.

 또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경기 당시 한반도를 붉게 수놓은 인간꽃, 태극 물결을 보라.

 대한민국에는 모든 사상, 종교가 들어와 있다. 이 모든 사상, 종교를 하나로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

 21세기에 대한민국이 조화 상생의 문화를 창조해 인류에 이바지를 해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이유이며 대한민국 국민의 사명이다.

김성규 (사)21세기 이순신연구회 상임이사ㆍ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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