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3 21:07 (일)
이웃 위한 선한 공동체 꿈이 수채화로 피다
이웃 위한 선한 공동체 꿈이 수채화로 피다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4.28 2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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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창 - 이경미 화가
'FOR THE NEIGHBORS' 개인전
18-26일 김해도서관 갤러리가야
주변 풍경 그려 이웃에게 기증
이경미 화가
이경미 화가

우리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살아간다. 호흡을 그림으로 하는 사람도 있다. 그림을 그릴 때 무수히 많은 풍경과 이웃의 집들이 있지만 어느 날 내 마음속으로 내려앉는 어떤 풍경이 있다. 이경미 화가는 그 기분을 붙잡아서 그림을 그린다.

열정과 호기심과 나눔의 화가, 이경미 작가는 김해도서관 갤러리 가야에서 지난 18일에서 26일까지 'FOR THE NEIGHBORS'(이웃들을 위하여) 제9회 개인전을 열었다. '생애 최초' 경남도 문예진흥기금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이 기금은 예술가가 일생에 딱 한 번 받을 수 있는 기금이다.

이번 전시는 처음 수채를 배우는 사람을 위해서 '수채화는 이렇게 그린다고 보여준' 그림을 중심으로 제목을 붙였고 25점의 그림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그림을 배우는 사람들이 이웃이고 주변 사람들의 이웃들이 와서 본다. 주변 풍경과 동네 이웃들을 그리고, 그렇게 그린 그림을 그분들에게 기증한다고 한다. 지난 24일 정오 갤러리가야에서 이 작가를 만나 그림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작가와 나눈 대화와 서면 질문지를 바탕으로 작가의 작품세계와 전시에 관련된 이야기를 기사에 담았다.

남편이 내가 그리는 추상화가 어렵다고 해서 어느 날 아침 밤새 수채화로 그려 놓은 '청바지 화분' 그림을 보고 그 그림을 남편이 "사겠다"고 하면서 좋아했다. 이웃을 위한 전시를 하기 전에 'FOR MY HUSBAND'(남편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다. 그녀의 남편은 중학교 때 미술 선생님으로부터 받았던 꾸지람 때문에 미술에 대해 두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남편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기 위해 남편의 입장에서 보기에 이해하기 쉬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것을 계기로 이번 개인전의 주제는 'FOR THE NEIGHBORS'(이웃을 위하여)다. 이웃과 나눔을 할 수 있는, 이웃을 위한 전시회를 열고 싶었다. 나는 주로 이웃에 있는 카페에 가서 이웃들과 생산적인 수다를 떤다. 이웃들을 위해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가서 수채화를 가르치기도 한다. 이웃이 있기에 내가 행복하고 내가 그린 그림들을 보면서 이웃들이 행복하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수채화는 밑그림 스케치 연필 선이 보이는 투명함이 생명이다. 영화 '비 오는 날의 수채화'처럼 맑아야 수채화의 정석이죠". 흰색과 검정색을 사용하는 불투명 수채화도 있지만, 평생교육에서 수채화를 배우면 보통 투명 수채화를 배운다.

여기에 이웃들을 위해 전시된 수채화 몇 점을 소개한다. 이 작가의 이웃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작품을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경미 작 '나의 살던 고향 돌다리'
이경미 작 '나의 살던 고향 돌다리'

1-나의 살던 고향 돌다리

주남저수지에서 흘려보내는 물이 흘러가는 곳인 주천강에 있는 800년 된 돌다리, 고동포마을과 주남마을을 이어주는 다리다. 어린 시절 집 배꾸마당(바깥마당)에 나오면 보이던 주남마을을 아련한 추억에 젖어 직접 찾아가 봤다.

2-화목마을 조여사님댁

7년 정도 후에는 국가산단이 들어서기 때문에 통째로 마을이 없어진다. 조경화 여사가 집에 초대했고, 그것을 그림으로 그렸다. 이 그림은 조 여사님에게 기증하기로 했다.

'나의 참새 방앗간 카페 봉황1935'
'화목마을 조여사님댁'

3-나의 참새 방앗간 '카페 봉황1935'

집에서 그림 그리기가 지루하면 짐 싸서 '카페 봉황1935'로 가서 종일 그림 그리고 차를 시켜 마신다. 때로는 수강생들과 함께 가서 그림 그리고 수다 떨며 차를 마시는 공간이다.

'화목마을 조여사님댁'
'나의 참새 방앗간 카페 봉황 1935'

4-내 이웃은 헐리우드 영화처럼 산다네

친정집 옆집 아주 특별한 정원과 실내를 잘 꾸미고 사는 조경화 여사를 처음 만났을 때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다. 홍차 모임을 하는 분인데, 그 모임을 할 때 가면을 쓰고 와인을 마시면서 헐리우드 영화에서나 봄 직한 파티를 한다고 해서 놀랐다.

'내 이웃은 헐리우드 영화처럼 산다네'
'내 이웃은 헐리우드 영화처럼 산다네'

5-따뜻한 가게

강릉 월화거리에 있는데 최순각 님의 가게다. 내가 외벽에 꾸민 물고기 떼 때문에 이곳이 강릉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따뜻한 가게'
'따뜻한 가게'

이 작가는 이웃들과 함께하는 삶을 그림으로 기록했다. 어려운 그림이 아니라 누구나 보면 이해가 가는 그림을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웃들이 있기에 내가 여기에 있다. 삶은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니라 현재 숨 쉬며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과 풍경들과의 만남이다. 만남의 기록이 그림이 되고 이야깃거리가 된다. 이 작가는 황창연 신부님의 "인생은 먹고 마시고 놀며 살라"고 했듯이 짧은 인생 즐겁게 살고 남는 시간에 제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내 주변 친구들과 이웃들이 만나서 "수다 떨고… 하하하" 웃었으면 참 좋겠다는 소박한 소망을 가지고 산다.

이 작가는 자신이 받은 혜택은 나누고 환원하며 살고 싶고, 자신이 이웃과 함께, 이웃들을 위한 그림을 계속 그리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또 자신의 그림 그리는 행위가, 나눔이, 이웃을 위한 환원이 선한 날갯짓이 되고, 그 날갯짓이 끝없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경미 화가 프로필

부산대학교 미술학과 서양화 전공. 한국미협, 창원미협 회원. 20여 회 국제전을 기획, 참여했다. 단체전은 100회 이상 참여, 9회 개인전을 열었다. 지난 2012년도 법륜스님과 250명의 정토회 회원들과 함께 인도 불교 8대 성지 순례 후에 월간 '정토' 표지에 3년간 성지순례 그림 연재. 현재 김해 내외동 행정복지센타, 율하도서관 미술기초반(성인)에서 수채화를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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