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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곤충 전쟁… “토종을 지켜라”
국경없는 곤충 전쟁… “토종을 지켜라”
  • 승인 2007.07.3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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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붐 타고 日 등 외국인도 불법 채집 기승
‘살아있는 황금 알’ 희귀곤충 수집 밀수 성행
최근 지리산에서 딱정벌레를 몰래 잡다 붙잡힌 일본인 곤충 마니아로 부터 경찰이 압수한 토종 곤충들.
국경없는 곤충 전쟁이 일고 있다.

최근 환경보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각국이 토종 동·식물과 곤충 등을 자원화 하는 조치가 잇따르면서 멸종위기에 놓인 희귀곤충의 경우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고가에 거래돼 국경을 넘어선 불법 곤충 채집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곤충류는 크기가 작고 모양과 색깔이 다양한데다 관리와 사육이 간편해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면서 희귀 곤충 수집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른바 ‘살아있는 황금 알’로 불리는 희귀곤충을 구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선 밀수까지 성행하고 있다.

지난 29일에는 지리산에서 딱정벌레를 몰래 잡던 일본인 곤충 마니아가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붙잡히기도 했다.

산청경찰서는 29일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 일대에서 불법으로 딱정벌레 등 곤충 50여종 2,000여 마리를 채집한 일본인 D(66)씨를 자연공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D씨는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지리산 중산리 용소계곡 등에서 소주와 식초 등을 이용해 딱정벌레와 사슴벌레 등을 유인, 불법 채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일본인은 몇년전 정년퇴직 후 곤충전문잡지에 소개된 지리산 딱정벌레에 반해 국내에 입국한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인들 사이에는 덩치 큰 애완 동물들에 비해서 주거 면적이 협소한 일본의 생활 양식에 안성맞춤인 소형 곤충이나 파충류가 인기를 끌면서 모양과 색깔이 다양한 한국의 곤충류와 소형 거북이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원주지방환경청은 2004년 6월 ‘붉은점모시나비’를 잡은 손모(49)씨를 보호야생동물 불법포획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손씨가 잡은 ‘붉은점모시나비’는 보호대상종 희귀나비로 특히 일본인 수집가들 사이에 인기가 높아 마리당 100만원대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자연공원법에는 공원구역에서 야생동물을 잡다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수입금지품으로 지정된 외국산 애완용 곤충이 국내에 밀반입돼 인터넷을 통해 은밀히 거래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청소년은 물론 성인층까지 곤충 마니아들이 크게 늘면서 외국여행후 귀국하면서 외국산 장수풍뎅이·사슴벌레 등 곤충을 불법으로 반입하거나 택배를 통해 국내에 들여와 기르고, 1마리당 수만∼수십만원씩에 판매하고 있다.

포유동물이나 조류·파충류 등은 보호 필요성 등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으나 곤충류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턱없이 낮아 곤충류 불법채집이나 밀거래가 늘고 있다.

환경부가 멸종위기 및 보호야생동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19종의 곤충류 중 장수하늘소 정도만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있을 뿐 꼬마잠자리·물장군·쇠똥구리 등 다른 곤충들도 보호야생동물로 지정돼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곤충수집가 최동식(50·경기도 평택시 오성면)씨는 “국내 희귀종인 난과 곤충 등을 수집해 일본으로 가져가 배양후 다시 역수출할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국내 희귀곤충류의 자원화와 보존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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