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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엄마들의 꿈은 이뤄진다”
“진주엄마들의 꿈은 이뤄진다”
  • 승인 2007.03.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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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FC, 내달 ‘여성부장관기 전국축구대회’ 준비 ‘비지땀’
강기석 감독, “아줌마 특유 화이팅으로 전국 최강 도전”
“살살해라. 오늘 같이 장보러 가기로 해놓고 힘 다 빠지겠다!”

30일 오전,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진주 공설운동장의 푸른 잔디위 10여명의 어머니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도 모자를 눌러쓴 감독의 지휘아래 비지땀을 흘리며 축구를 연습하고 있는 이들은 경남을 대표하는 아줌마 축구 선수들, 진주FC 여성 축구단이다.

이들은 지난 25일 남해 스포츠파크에서 벌어진 ‘경남 축구연합회장기 축구대회’ 여자부 결승전에서 난적 마산삼학사를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 오는 4월 28일부터 열리는 ‘여성부장관기 전국축구대회’에 경남 대표로 출전한다.

경기장 주위에서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들과 남편들, 그리고 지역 고교 축구부 선수들이 여성 축구단의 훈련 모습을 신기한 표정으로, 때론 진지하게 쳐다본다.

남자들보다 축구를 더 좋아하고 즐기는 어머니들이 마냥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이런 어머니 선수들 사이에는 세세한 부문까지 지적해가며 화이팅을 불어넣고 있는 진주FC 강기석(사진오른쪽.65) 감독이 있었다. 그가 없었다면 진주FC가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어머니 선수들은 입을 모았다.

강 감독은 지난 20여년간 지역 명문인 진주 봉래초등학교 축구부를 이끌어 온 명감독. K-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백지훈(수원), 김진용(경남) 등 유명 축구선수들을 발굴, 육성한 그다.

그런 그가 진주FC 창단과 함께 감독을 맡은지 2년만에 30대에서 40대 후반 어머니들로 구성된 18명의 적은 인원으로 도내 여자축구 정상에 올랐다.

강 감독은 “경기장 안밖에서 화이팅 넘치는 우리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우승을 일궈냈다”며 “특히 대회에 앞서 체계적으로 체력훈련을 실시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또 그는 “내일 대전에서 열리는 시장배 여성축구대회에서는 현재 부상선수가 4명이나 돼 우승보다는 다치지 않게 선수 화합 차원에서 경기에 임하면서 내달 여성부 장관기에 대비해 컨디션을 조절하겠다”며 “여성부 장관기에서 최선을 다해 진주 축구의 위상을 더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강 감독은 “초등학교 선수들은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일정도로 빠르게 성장하지만 어머니들은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고 귀띔하면서도 “경기장에서 나를 비롯한 선수 모두가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면서 화이팅을 불어 넣는 등 경기 분위기에서는 우리가 전국에서 최고일 것”이라고 자랑했다.

한편 그는 “도내 타지역에는 한팀에 60여명의 여자 선수들을 확보하고 있고 선수생활을 한 여자선수들도 있다”며 앞으로 선수 인원을 보강하는 한편 타 도시처럼 시차원에서 여성 축구단을 관리하는 등 관심을 가져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회에서 발목을 다쳐 경기장밖에서 연습하는 동료들을 바라보고 있는 진주FC 김외숙 회장은 “축구를 하면 할수록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며 “땀도 흠뻑 흘리고, 팀 플레이도 배울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남편이 내가 공 차는 것을 겉으로 탐탁치 않아 해도 경기에서 이기고 오면 ‘잘했다’며 함께 즐거워 하고 지고 오면 ‘나가라’고 농담을 던지곤 한다”며 주위 동료들과 수다를 떨며 훈련의 피로를 풀었다.

전국우승에 대해 김 회장은 “밑거름이 잘 다져졌는데 좋은 열매가 열리지 않겠느냐”며 “지금까지 수많은 어려움들을 잘 이겨냈듯이 이번에도 한마음 한뜻으로 열심히 한다면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활짝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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