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옳음이 결코 핵심될 수 없어
말·행동 일치하는 삶 중요
우리들의 갈등은 어디서 시작되는 것일까? 잘 생각해 보면 "내가 하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이 방식대로 하면 일이 잘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저마다 서 있는 위치가 다르다. 서 있는 위치가 달라서 삶을 바라보는 각도가 다르다. 사는 공간의 배치도 다르고 직급도 다르고 남녀 성별도 다르다. 온갖 다른 위치에 서 있다.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서 본 것이 유일한 것처럼 우길 때 갈등을 피할 수 없다. 갈등이 생기고 삶이 힘들어진다.
어쩌면 삶이 힘든 것은 환경적인 요인이나 다른 요인들이 있겠지만 내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서인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읽으면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책이 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의 책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를 만나 볼 것을 권한다. 내 생각에 사로잡혀 힘들어질 때마다 머리맡에 두고 펼친다면 정신과 주치의를 두는 것과 같을 것이다.
주요 부분 몇 꼭지를 소개한다.
갈등의 싹이 트려고 할 때,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이 주문을 마음속으로 세 번만 반복하세요. 어떤 언어로든 진심으로 세 번만 되뇐다면, 여러분의 근심은 여름날 아침 풀밭에 맺힌 이슬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이 주문은 더 겸손하고,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합니다. 이 지혜는 시대를 초월하며, 특정한 종교에 한정되지도 않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참으로 단순하고 명쾌한 진실이지만,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어버립니다. -'마법의 주문'에서
이 책에서 아잔 수시토 주지 스님은 '옳다는 것이 결코 핵심이 아니라네.'라고 말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은 모르겠고 그것이 옳으냐 그르냐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본 사람들은 이 말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옳다는 것에 사로잡힌 나머지, 나머지 소중한 것들을 흘려보낸다.
푸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감각과 마음을 깨우고, 매 순간의 새로움을 알아차리며 세상 속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자기가 이미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에만 매달리는 토끼 같은 사람과 대화할 때면 별로 즐겁지 않습니다. 그런 이들은 바로 앞에 앉아 있으면서도 제 말에 좀체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아요. -'곰돌이 푸의 지혜'에서
매 순간의 새로움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매 순간을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 계속해서 모든 것은 변하고 있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이 진리 빼고는 모든 것이 흘러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과거에만 사로잡혀 있을 때 변화를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언제나 변화를 따라가는 사람과 제자리 지키려고만 하는 사람과의 갈등은 있어왔다. 새로움을 알아차리지 않으면 주변을 힘들게 한다. 고정된 것은 흐르는 것을 거스른다.
세상이 마땅히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다 안다고 상상한 것이지요. 그런데 세상의 모습이 제 생각과 맞지 않자 울컥한 것입니다. '세상이 이렇게 했어야 한다'는 생각은 늘 저를 작고 어리석고 외롭게 만듭니다. -'닫힌 주먹, 열린 손바닥'에서
우리는 넓은 마음으로 인생을 포용하며 살 수 있다. 나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면 넓은 마음을 내는 쪽으로 선택하면 된다. 내가 옳다는 생각에 빠지는 순간에 수많은 적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말처럼 참 쉽지 않다.
말과 행동이 일치된 삶을 살아갈 때 마음이 홀가분하다. 결국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그 선택은 오롯이 삶이 된다. 단순한 삶인데 복잡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면 되고,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살면 되는데, 단순한 것이 가장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