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7 20:10 (수)
삶이 예술로 빛날 때 가장 아름답죠
삶이 예술로 빛날 때 가장 아름답죠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3.14 2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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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생각 넘기기 ⑨
조원재의 '삶은 예술로 빛난다'
낯설게 볼 때 삶은 예술이 되고
시간의 공터를 스스로 허락해야
감각하고 생각하고 느낄 수 있어
조원재의 책 '삶은 예술로 빛난다'
조원재의 책 '삶은 예술로 빛난다'

어떻게 살다가 갈 것인가? 이것은 숙제다. 삶이 주는 의미를 스스로 창조하면서 세상을 새롭게 매 순간을 바라볼 것인지, 누군가 정의한 것을 답습하며 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 것인지는 선택이다. 그 어떤 것을 선택하든 온전히 선택한 자의 몫이다. 새롭고 낯선 눈을 가지며 세상을 살아갈 때 재미있는 것이 참으로 많다. 감탄할 것이 천지에 깔려있다.

예술은 돈 있고 배운 사람만 감상하는 것인가? 그것은 아닌 것 같다. 일상이 예술이다. 단 마음가짐을 좀 바꾸면 말이다. 삶이든 작품이든 새롭게 보고 귀하게 보고 진심으로 보고 내가 보고 싶은 방법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삶이 예술로 빛나고 싶을 때, 예술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한발 다가서고 싶을 때, 일상이 살짝 지루해졌을 때 조원재의 책 '삶은 예술로 빛난다'를 추천한다.

글이 술술 읽힌다. 그러나 결코 가볍지는 않다. 책장을 넘기며 읽다 보면 글들이 윤슬처럼 반짝인다. 왠지 일상을 예술작품처럼 맞이해야 할 것 같다. 이 작가의 생각을 따라서 하고 싶다. 작가가 풀어내는 유명화가의 그림들의 뒷이야기들을 읽어 나가노라면 그 그림들을 빨리 달려가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너, 나, 우리의 삶이 예술이 돼 빛나는 27편의 이야기다. 매일 반복되는 지겨운 일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볼 것이 범람하는 시대에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하는지, '보는 행위'에 숨어 있는 특별한 비밀은 무엇인지, 자신의 민낯을 마주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예술을 즐기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등을 담고 있다.

책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자신이 이제껏 가지고 있던 지식, 고정관념, 편견, 삶의 관성을 백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 그렇게 함으로써 매일같이 눈앞에 놓인 빛, 물, 수련을 마치 태어나 처음 보듯 대하고 생각하고 느끼겠다는 의지, 그 순수한 감각을 향한 의지, 그 수행과도 같은 의식적 노력을 반복한 끝에 세상에 남게 된 것, 그것이 모네의 그림이다. 그래서 당신은 모네의 그림을 보며 이제껏 느껴본 적 없던 감정으로 자연을 다르게, 새롭게 낯설게 느낄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으로 여기고자 부단히 노력하며 붓을 들었던 모네의 의지 덕분에. - '돌을 금으로 만드는 비밀'에서

낯설게 보기는 모네에게만 필요한 능력, 예술가에게만 쓸모 있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평범한 이가 매 순간 바다를 낯설게 보려고 노력할 때 바다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매 순간 새롭게 발견하고 감동하는 일상을 맞이한다. 이 낯설게 보는 눈으로 미술관에 가서 미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고 자신의 곁에 있는 사람들의 새로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이로 인해 일상의 주변이 마법처럼 놀라운 아름다움으로 가득하게 될 것이다.

다음은 뒤샹과 관련한 책 내용의 일부분이다.

참 좋아하는 예술가가 한 명 있다. 마르셀 뒤샹. 작품을 창작하는 그의 예술관도 좋아하지만, 삶을 대하는 철학 또한 좋아한다. 뛰어난 예술가 중 몇몇은 예술뿐 아니라 삶에 대한 어떤 진실이나 본질까지 깨닫고 있을 때가 있다. 예술이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인간과 삶을 깊이 숙고하는 과정에서 발현되는 것이기에 그럴 만도 하다. 예술을 한다는 것이 어디 안드로메다에 있을 법한 뭔가를 생각하고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인간에 대해, 삶에 대해 지극히 사유한 결과를 물체로 토해 내는 것이다. 뒤샹 역시 예술가로 살며 예술에 대해 숙고해 작품이라 불리는 것을 창작해 냈지만 그와 동시에 (예술과 전혀 다르지 않은) 삶에 대해서도 숙고했다. -'나태함의 진실'에서

변기를 뒤집어 놓고 작품('샘')이라고 했던 뒤샹은 자기 안에 거대한 나태함이 자리 잡고 있고 일하는 것보다는 살고, 숨 쉬는 것을 훨씬 좋아했다면서 '나의 예술은 살아가는 것이었어.'라고 고백한다. 작가는 뒤샹의 말에 의미를 부여하며 '우리는 나태할 때 비로소 예술적으로 살 수 있다. 삶에서 '아무 할 일이 없는' 시간의 공터를 스스로 허락하고 만들어야 비로소 내가 숨 쉬고 살아 있음을 체감할 수 있고, 예술을 할 수 있다. 감각하고, 생각하고,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예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작가는 나태함을 '그 어떤 외부 압력에 속박되지 않고 순수하게 숨 쉬며 살아 있는 상태를 온전히 누리기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태는 게으른 것이 아니라 온전히 살아 있기로 한 상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공터를 허락하고 뒹굴면서 느끼고 생각하고 감각을 깨워 보자. 주변의 모든 것들을 낯설게 보면서 내 안의 새로운 감각을 깨우면, 삶 그 자체가 예술로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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