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4:20 (목)
이런 식이면 누가 당협위원장 하겠나
이런 식이면 누가 당협위원장 하겠나
  • 신정윤 기자
  • 승인 2024.02.20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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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윤 사회부장
신정윤 사회부장

제22대 총선 김해시 을선거구 국민의힘 공천에 조해진 밀양창녕함안의령 국회의원이 전략공천 되면서 파열음이 크다.

경선에서 배제된 예비후보들은 이의신청서를 접수하고 무소속 출마까지 불사할 태세다. 이들이 기자들 앞에서 쏟아내는 말들을 들어보면 심정이 이해가 간다. "한동훈 위원장을 믿고 정치했는데 시스템 공천이 낙하산인가", "십수 년간 시간 쓰며 당협위원회를 관리해 오고 지선과 대선에서 고생했는데 고작 돌아오는 게 경선 배제인가", "계량화된 객관적 공천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데 선민후사가 이런 건가" 등이다. 이러한 후보들의 말에는 절절함이 묻어 있고 당에 대한 배신감도 들어있고 정치에 첫 도전하는 초년생의 꿈이 짓밟힌 분노도 들어있다.

국내에서 정치인이 배출되는 경로는 기형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의회부터 시작해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경로로 봐도 이런 사례가 드물다. 경남지역에 16석 중 지방의회를 거친 현역 국회의원은 강민국, 강기윤, 김태호 3명이다. 거제군수, 남해군수를 역임한 서일준, 하영제 의원까지 포함해도 5명에 불과하다. 꼭 지방의회를 거쳐야만 국회의원을 잘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방의회를 거치면 지역 정당활동을 통해 주민들과 오랫동안 호흡했다는 것이 증명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앙당에 있다. 당협위원장 선출 방식을 봐도 일반시민, 당원 여론조사를 반영하도록 했는데 이는 당협위원장 선출 자체가 민주적이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정성적 평가가 들어가 얼마든지 당 실력자 입김으로 뒤바꿀 수 있다는 비판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이런 것을 봐도 중앙당이 얼마나 기득권적인지 알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정치는 중앙당과 잘 통하는 중앙에서 한자리 한 사람들, 고시 출신들이나 하는 자리로 인식될 여지가 크다.

당협위원장을 그 지역 당원이 선출토록 하는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는다. 이런 기초도 안 된 정당이 총선 후보자를 민주적으로 선택할 리 만무하다. 오랫동안 지역주민과 정당활동을 해 온 당협위원장에게 선택받을 권리를 주지 않는 것은 당협위원장 선출 자체를 중앙당 스스로가 불신한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다.

김해을의 경우처럼 경선을 하지 않고 이른바 내려꽂기식 공천을 한다면 예비후보들을 떠나 당협위원회 소속 권리 당원들의 선택권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런 식의 내려꽂기 공천이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된다면 지역에서 당협위원회 활동을 통해 정치인을 꿈꾸는 이들이 클 수 있는 경로 자체가 차단된다.

정당 민주화는 중앙당이 아닌 지역구 당원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그들로 하여금 정치인이 배출되도록 하는 경로를 만들어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경로가 막혀 있으면 정당정치는 계속 빈약해지고 말 것이다. 국민의힘 중앙당은 전략공천 결정을 철회하고 경선을 통해 당원들이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이번에 공천에서 배제된 김성우 국민의힘 김해을 직전 당협위원장의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이런 식이라면 누가 당협위원장을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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