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21:30 (일)
국민 걱정과 시름 들어주는 ‘설날 선물’
국민 걱정과 시름 들어주는 ‘설날 선물’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4.02.0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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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2024년 갑진년 설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과 함께 대표적인 한국의 명절이 설이다. 우리나라는 새해는 양력 1월 1일인 새해 첫날에 기념하고, 일가친척들을 만나는 전통 명절 기념은 음력설이다. 양력설과는 달리 음력설에는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친척이나 이웃 어른에게 새배를 한다. 한민족의 고유 풍습이다.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한 후에는 윷놀이·널뛰기·연 날리기 등 민속놀이로 이날 하루를 즐겼다. 또 1년 동안 빗질을 하며 빠진 머리카락을 빗 상자에 모아 뒀다가 설날 해 질 녘에 태우며 나쁜 병을 물리치고 건강을 기원하는 풍속도 있었다.

명절인 설날이 즐겁지만 않다. 근심거리가 도처에 널렸고 설날의 풍속도 많이 변했다. 연을 날리고 널뛰기, 윷놀이 등 전통 민속놀이는 보기가 어렵다. 명절날은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으로 공항이 붐비는 새 풍속도가 자리 잡은 지도 오래다. 코로나19로 주춤하던 해외여행은 감염병이 잦아지자 봇물 터지 듯이 되살아나고 있다. 국내보다는 상대적으로 물가가 낮은 동남아지역으로 발길이 몰리는 것은 가성비 탓만 아닌 것 같다. 우려는 미국, 일본 등지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고령자 중심으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우려스럽다.

지난 1월 3째주 코로나19 양성자 수는 5383명으로 전주보다 7%가 늘었다고 한다. 지난 3개월 동안 코로나19 양성자수를 보면 12월 셋째 주에 4600여 명으로 최저점을 찍은 뒤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입원환자도 전체 급성 호흡기 감염증 환자 가운데 가장 많아, 31%를 차지했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12월 31%대를 기록하던 60세 이상 양성자 비율은 지난 1월 들어 2주 연속 34%대로 올라간 것이다. 전문가들은 숨은 감염자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질병청이 조사한 하수 속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가 지난해 여름보다 4배나 높았다고 한다. 최근 미국와 일본, 유럽에서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코로나19 변이 JN.1이 국내에서도 확산 중인 것도 가장 큰 변수이다. 방역 당국은 사람들의 대규모 이동과 만남이 많아지는 설 연휴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집중 접종 기간을 운영하며 추가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접종 당국은 추가접종을 하면 대개 일주일 정도 면역이 대부분 회복된다며 백신접종을 당부하고 있다.

비단 코로나19 문제만이 아니다. 가축전염병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9년 만에 광주시 남구 기러기 농장에서 광주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설 연휴 인구 이동으로 인한 가축전염병 확산에 대비해 방역 대책에 나서고 있다. 고병원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5개 시도 소재 산란계 농장 340곳과 닭 10만~20만 마리를 기르는 대규모 산란계 농장에 대해서는 오는 8일까지 방역 실태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또 설 연휴 기간에는 닭을 10만 마리 이상 기르는 산란계 농장에 대해 전화 예찰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한다.

문제는 국내 발생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포유류와 인체에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걱정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바이러스 기초연구소 신변종 바이러스 연구센터 연구팀은 지난달 31일 2021년 국내에서 발생한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변이로 인해 포유류 감염 가능성이 높아진 동시에 병원상도 증가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감염병은 종식되지 않았고 여전히 개인 방역은 중요해졌다.

설날을 앞두고 우울한 소식은 이어지고 있다. 대학들이 2024학년도 등록금 결정을 위해 막바지 심의를 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학부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 절반이 ‘대학원 등록금’을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학부의 경우 등록금을 동결·인하해야 수십억 원에 달하는 ‘국가장학금Ⅱ’를 받지만 대학원은 등록금 인상이 ‘국가장학금Ⅱ’와 연계되지 않아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대학 등록금 인상 폭이 작지 않아 학부모의 시름을 키우고 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대학으로서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등록금 동결이 이어지면서 교육 서비스의 질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가 대학에 등록금 자율 결정권을 주고 고등교육 투자를 끌어올릴지 중장기적인 방향성 제시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한 결혼정보회사는 평균 남녀 결혼 비용이 3억 474만 원이 든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올해부터는 출산율이 0.6명대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인구 감소를 넘어 국가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억 원 대의 결혼 비용은 또 하나의 장벽이다. 22대 총선이 2개월 남짓이다. 이 모든 난국 해소를 위해 달라진 우리 정치권의 모습이 ‘설날 선물’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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