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6:28 (일)
"김해 장애인 문화 향유·힐링 나눔 함께 했죠"
"김해 장애인 문화 향유·힐링 나눔 함께 했죠"
  • 박경아 기자
  • 승인 2023.11.05 2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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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애 뮤지컬 '합체' 공연
지역 장애인단체 대거 관람
"배리어프리 무대 함께 즐겨"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지난 3~4일 공연한 무장애 뮤지컬 '합체'의 커튼콜 장면.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지난 3~4일 공연한 무장애 뮤지컬 '합체'의 커튼콜 장면.

무장애 뮤지컬 '합체'가 지난 3~4일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열렸다. 공연은 박지리 작가의 소설 '합체'를 바탕으로 국립극장에서 제작한 작품으로, 무장애 공연에 새로운 형식을 도입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공연은 지역 장애인 문화향유 활성화를 위한 '장벽 없는 국립극장' 사업의 일환이다.

김지원이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주인공 합 홍준기, 체 강은일, 합 수어통역 안선주, 체 수어통역 송윤, 아빠 김유남, 엄마 김은영, 계도사 박두호가 맡아 열연했다. 특히 멀티 수어통역을 맡은 임동초는 매 장면마다 극에 맞게 연기를 완벽 재현하며 무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무장애 공연은 보통 한 명의 내레이터와 한 명의 수어 통역사가 모든 등장인물의 대사를 통역한다. 그런데 '합체'는 주인공급 연기자에게 수어 통역이 개개로 따로 협업해, 연기했다. 또 무대 좌·우로 스크린을 배치해, 주인공의 대사를 관객이 읽을 수 있게 띄워주었다. 공연 무대 위에 연주 코너를 따로 배치해, 연기자 연기에 호흡을 맞춰 음악을 펼쳤다. 지휘·건반1 고수영, 건반2 박혜정, 기타 김용완, 베이스 최율태, 드럼 윤두호가 생동감 있는 악기 연주를 들려줬다.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지난 3~4일 펼쳐진 무장애 공연 '합체'의 한 장면들.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지난 3~4일 펼쳐진 무장애 공연 '합체'의 한 장면들.

공연일에 김해문화의전당에서는 수많은 장애인 단체가 참여해 공연을 관람했다. 평소 뮤지컬 관람이 어려운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공연 내내 신나는 음악이 펼쳐지고 주인공의 드라마틱한 목소리가 무대에 울려 퍼졌다. 공연을 보던 관람객들은 연기자의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호응을 하고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토리는 아버지가 저신장 장애인인 형제 합과 체는, 작은 키 때문에 학교에서 놀림을 받으며 심리적으로 우울함과 소외감을 겪는다. 어머니는 그런 합과 체를 씩씩하게 키우려 노력하지만, 아이들은 성장 발달이 멈춘 상태에서 자신감을 잃고 키가 큰 친구들과도 갈등을 겪는다. 어느 날 합·체는 계도사의 조언으로 계룡산으로 수련을 떠난다. 합·체는 수련으로 키가 커지지 않는 것을 알게 돼 실망하지만, 이 사건으로 오히려 마음의 키가 훌쩍 자라게 된다. 문제를 외부로부터 찾던 아이들의 마음에, 내부에서의 긍정적인 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한 깨달음이 생긴다. 좋아하던 여자 친구 지니와 짝이 돼 기뻐하는 장면은, 키가 작아서 좋은 점을 발견한 주인공의 시선 전환이다. 항상 농구 시합에서 욕을 먹던 주인공이, 계룡산에서 열심히 농구 실력을 연마해 농구 시합을 승리로 이끈 장면은 합·체의 노력의 결실을 보여준다. 이 사건으로 두 주인공은 장애요인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자존감을 공고히 해, 키 큰 친구들과도 동등하게 교류하는 방식을 터득한다. 공교육이 지향하는 동등한 소통이 작품 '합체'에 녹아 있어 통쾌한 즐거움을 준다.

어린이나 청소년을 상대로 한 연극인 경우,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사건을 많이 넣지 못한다. 합체는 그 한계를 다채로운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와 소소한 상상 장면, 유머가 넘치는 묘사 등으로 극복했다.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지난 3~4일 펼쳐진 무장애 공연 '합체'의 한 장면들.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지난 3~4일 펼쳐진 무장애 공연 '합체'의 한 장면들.

공연 '합체'에는 최석철 김해문화재단 신임 대표와 박인건 서울 국립중앙극장장이 참석해 공연을 관람했다. 김해지역 장애인의 문화향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이 공연에서 반가운 두 수장이 관심을 쏟고, 공연을 관람한 것은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해문화재단 관계자는 "김해문화의전당에서 두 번째로 추진하는 무장애 뮤지컬 공연으로 '움직임이 들리고 노래가 보이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상처를 회복하는 내면의 힘과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공연을 관람한 김강환(김해 흥동·47) 지체장애인은 "김해시는 장애인의 문화적 혜택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공연을 종종 보러 온다. 이번 작품 '합체'는 우리 장애인들에게도 편안한 배리어프리 공연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봐왔던 배리어프리 공연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 공연에 푹 빠져 보게 됐다. 좋은 공연을 기획해 준 김해시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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