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은 꽃을 노래하면서
사람 마음속에 살며시 내린다
바람에 일렁이는 거친 들녘
가을하늘은 청명을 못 그린다
꽃 향기와 억새의 춤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쫓아다닌다
단풍이 물들기를 바라는 먼산
가을 하늘은 한숨을 내놓는다
한 줌 햇살 이지러진 귀통이에서
내가 아닌 나를 담으러 웅크린다
멀리서 다가오는 희뿌연 노랫소리
가을 하늘이 낙엽 하나에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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