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학습 등 향상 도움
'다문화 부모 강사' 일자리 얻어
여성가족부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하고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중언어 학습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지난 8월 밝혔다. 이중언어 교육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 사회에서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을 문화적 강점으로 인식하고 가정·학교·사회가 교육을 통해 언어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앞서 지난 7월 여가부는 이중언어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교수법과 수업 지도안 등을 담은 이중언어교실 운영지침을 제작했다. 이 지침은 여름 방학을 맞아 전국 가족센터에서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할 수 있도록 배포했다.
김해시가족센터도 이중언어 교육과 관련해 크게 2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0~6세 다문화자녀 및 부모들을 대상으로 자녀가 가정 내에서 영유아기부터 자연스럽게 이중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문적인 부모 교육 및 부모·자녀 상호작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중언어 가족환경 조성사업'이 있다. 아울러 다문화가족 자녀를 대상으로 언어교육과 문화체험을 실시하는 '이중언어 교육 프로그램'(글로벌 인재 양성)이 있다. 베트남·일본·중국·필리핀 출신 결혼이민자 8~13세 자녀들을 대상으로 초·중급반으로 나눠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도입국 다문화학생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김해시는 사회복지기관 등 지역자원와 연계해서 이중언어 교육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중도입국 학생은 국내 출생한 것이 아닌 다른 본국에서 생활하다 학령 중도기에 한국으로 입국한 학생들이 이에 속한다.
다문화가정 정체성과 학습능력 향상 도움
이중언어 교육은 다문화가족 자녀들에게는 한국어 등 학습능력 향상, 정체성과 자긍심 향상에 도움이 된다. 모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경우 자신감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명숙 이중언어강사연합회장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한 나라의 언어적·문화적 배경을 지닌 한국 아이들에 비해 국제화 시대, 다문화 시대가 요구하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진 국제 사회 인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다문화 가정 자녀의 긍정적 자아 정체성을 위해 필요하다. 아이들의 한국어 숙달도를 높여줌으로써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적응할 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배경이 되는 언어와 문화를 유지하고 보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그들 부모와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수 있게 한다.
한국어를 거의 모르는 중도입국 학생들의 경우 이중언어 교육은 한국어 학습에 큰 도움이 된다. 자신에게 익숙한 모국어로 한글을 배우는 편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단 한 명의 외국인이 학교에 있어도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강사가 파견된다.
또한 개인과 국가, 사회의 자원을 기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영국의 교육학자 콜린 베이커(Colin Baker) 등 전문가들은 앞으로 많은 나라들과 경제적 무역 장벽이 무너지고, 국제적인 관계가 밀접해지면서 관광, 국제 소매업, 금융, 마케팅 및 판매업, 교육, 해외원조 등 업무에서 이중·다중언어 구사자들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문화가족 부모의 경우에는 '이중언어 강사'라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경남도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이중언어(한국어)강사 양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로 4회째 진행되는 교육은 도내 중도입국 청소년 및 다문화 자녀의 지속적인 증가에 따른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위해 마련됐으며 모국어로 한국어 강의를 할 수 있는 기본 지식 강의와 현장 적용 가능한 실무 교육과정으로 진행된다.
승해경 경남도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김해지역 중도입국자녀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의 동등한 출발선 보장을 위해 이중언어(한국어)강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결혼이민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전문 강사로서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