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른 광야에 이리가 살고 있다
인간의 탈을 쓰고
돋아난 날개로 머리 위로 돌아다닌다
간혹 울부짖는 소리를 낸다
이리가 출몰할 때면
많은 사람이 함께 춤을 춘다
국회에서, 재판정에서, 심지어 집에서
거짓말을 통해 사람들은 하늘을 본다
정의의 향연은 필요 없다
이리 소리에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배움의 자리는 기억에 묻혀
소크라테스의 말은 농담이 된다
이리가 세상을 마음대로 유린해도
지독한 자기 성찰은 속에서
동물 소리로 단지 변하여
이리와 함께 날개를 펼친다
시인 약력
- 경남매일 편집국장
- 칼럼니스트
- 저서 '지역신문 기획기사는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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