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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갈등',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경남매일
  • 승인 2023.08.2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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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서로의 가치관을 이해하지 못하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갈등'은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조직, 공동체, 지역사회, 국가까지 겪는 문제다. 각자 공유하는 세계관이 다르고, 누렸던 문화가 다르고, 공유하는 추억과 역사가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서로를 헐뜯고, 감정적으로 비난하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언어로 상대의 특징을 단정 짓기까지 한다.

피터 콜먼 '분열의 시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서는 개인과 사회가 겪는 갈등과 혐오의 본질적인 원인을 '어트랙터'라고 한다. 어트랙터는 우리를 오랜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과식, 음주, 학대 관계에 갇혀 하는 개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대 그들'로 상대 진영을 대립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인 문제까지 어트랙터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단순화하려는 본능을 거스르는 노력, 문제를 해결하려는 에너지, 치우치는 것을 경계하는 태도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피터 콜먼은 '복잡도'를 높일 것을 강조하는데, 즉 우리 삶에서 확실한 진리는 없고 나의 가치관은 언제든 거부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하자면,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버리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기를 먹지 않기로 선언한 집단을 '어리석다' '정치적 의도가 있다' 같은 형태로 단정 지어 해석하기보다는 '그들은 고기를 먹지 않는구나'에서 생각을 멈추고 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관련 자료를 기반으로 의견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복잡도를 높이면 갈등에 더욱 건설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따라서 리더들은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이나 집단을 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마음 자세가 전제되어야 한다.

먼저, 자신의 모순을 인정해야 한다. 대부분 자신에게 모순이 존재한다. 우리는 결코 객관적일 수 없다. 의지로 합리적 결정을 내렸다고 해도,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불확실한 경험을 많이 할수록 자신의 모순적인 면을 부인하고, 정당화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반대로 자신이 불완전하고 오류가 많은 존재라는 점을 인정할수록 모호한 상황과 정보를 잘 받아들이고, 중요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높은 수준의 복잡한 결정을 잘 내릴 수 있다.

둘째, 내가 좋아하지 않는 그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도 인정하라. 때로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도대체 저런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모르겠어" "저런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다 없어져야 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모든 면에서 나와 다른 그 사람도 이웃들과 사랑의 관계를 주고받고 있는 존재라는 점이다. 문제는 그와 내가 '다르다'는 사실 뿐이다. 서로의 다름의 문제만 해결하면, 그 역시 나만큼이나 이 세상에서 필요한 존재다. 또한 나와 다른 그의 그런 모습도 이 세상에 꼭 필요한 그리고 이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셋째, 그도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만일 당신이 누군가와 전혀 다르다는 사실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그 고민의 당사자 역시 당신으로 인해 고민하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 즉, 둘 사이의 다름으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의 원인은 상대방뿐만 아니라 바로 나 때문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갈등은 하나의 원인과 하나의 패턴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이어폰 줄이 이리저리 꼬인 것처럼 복잡하기 때문에 문제해결을 하려면, 먼저 복잡한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갈등 상황을 세밀하게 이해하고, 숨은 원인을 들여다보며, 개인은 문제 상황을 조금씩 이해하면서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그를 인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인정하라. 안타까운 사실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그냥 '덮어버린다'는 점이다. 즉, 별다른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웬만하면 그냥 넘어가 버리는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렇게 덮어버리는 태도를 '인정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세는 결코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나와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자세는 그와 나의 다름을 통하여 상호 성장 목표를 함께 이뤄 가기 위해 연합하고 연대하는 것이다.

결국 상대를 내 편을 만드는 완벽한 갈등 해결 방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와 다른 사람을 억지로라도 바꾸겠다는 생각을 내려놓아야 한다. 내가 추구하는 신념대로 사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내가 가진 좋은 것을 상대에게 나눌 때 비로소 상대방은 마음의 문을 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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