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해본다. 푸른 잔디 위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축구를 하고 벤치에 앉아 꺼낸 투명한 병. 남강 3관왕 기념 음료수 ‘왕의 남강’. 표면의 물방울을 손으로 쓱 닦아내니 선명하게 드러나는 성분 표시. 『감독과 코치 역량(국내산), 선수의 인내심과 열정, 교직원과 학부모와 친구들의 응원, 인조 구장, 운동장 조명, 게토레*, 허*초콜렛드링크, 오*온 에너지바 외 276가지』.
‘왕의 남강’을 시원하게 들이킨 아이는 파란 축구공과 함께 다시 푸른 잔디 위로 뛰어든다.
뛰어난 빌드업과 빠른 스피드로 무장한 남강초WFC(단장/교장 이옥숙)는 4월 춘계연맹전, 7월 여왕기, 8월 선수권 우승으로 3관왕을 달성하고 11월 추계 대회를 준우승으로 마무리하며 2022년 한국여자축구연맹에서 개최한 4개 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선수권 결승 상대였던 충주 남산초와의 예선 첫 경기 5:1 승리를 시작으로 대전 대양초전 11:0 으로 조 1위로 진출한 8강 만난 상대는 신하초. 예상보다 거친 플레이로 일관한 상대에 특유의 스피드와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으로 2:1로 신승, 4강에서 만나는 팀은 첫경기에서 마주친 남산초였다. 예선에서는 큰 점수차로 승리를 가져왔지만 4강 경기는 다른 양상을 보였고 남강초는 후반 한골을 지켜내며 1:0으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전국소년체전 우승팀이자 춘계대회 결승에서도 만났던 경북 상대초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남강의 상대였다.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던 양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고 후반 10여분을 남기고 터진 상대초의 득점으로 0:1 아쉽게 석패했다.
아무리 실력 있는 팀이라도 1년 내내 클래스를 유지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특히 선수층이 얇아 매번 모든 선수가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늘 따라다니는 크고 작은 부상, 학업을 병행하며 대회 전후 마인드 컨트롤까지 병행해야 하는 아이들. 주축 선수들의 졸업 후 성적을 낙관할 수 없었던 올해 초에도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팀에 녹아들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아부은 감독과 코치, 힘든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이겨낸 선수들에게 세 개의 우승기는 더 값진 결과일 것이다.
‘세번의 우승은 팀의 승리이자 우리 모두의 쾌거입니다. 남강이라서 자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현장에서 기쁨을 함께하며 내년을 기약한 이옥숙 교장의 소감에는 아이들과 교육공동체를 향한 자부심과 고마움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