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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1천승 "국산 말로 세계대회 우승"
경마 1천승 "국산 말로 세계대회 우승"
  • 허균 기자
  • 승인 2017.07.02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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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관 조교사 데뷔 14년 만에 최단기록 달성
▲ 국내 최단기 1천승을 달성한 한국 경마계의 명장(名將) 김영관(57) 조교사.
 한국 경마계의 명장(名將) 김영관(57) 조교사가 데뷔 14년 만에 한국경마 최단기 1천승의 신기록을 달성했다.

 지난달 23일 1경주에 출전한 `엑톤블레이드`의 우승으로 999승을 기록한 김영관 조교사는 8경주에서 `삼정어게인`의 우승으로 역사적인 1천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여세를 몰아 이틀뒤 지난달 25일에는 `보너스II`의 우승으로 통산 2천승을 향한 첫 시작도 알렸다.

 경마는 흔히 `마칠기삼(馬七騎三)`이라고 한다.

 기수(騎手)보다 말(馬)의 능력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경주마를 육성하고, 어떤 말에 어느 기수를 태울지 등 전술을 짜는 게 모두 조교사의 몫이다.

 조교사는 말과 기수를 선수로 부리는 `경마 감독`인 셈.

 경마 전문가들은 "김연아 선수로 인해 온 국민이 `피겨스케이팅`이라는 스포츠를 알게 됐듯, 김영관 조교사야말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경마 시행국에 `한국 경마`를 알릴 최적의 인물"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김영관 조교사는 전남 무안에서 태어났다. 검정고시로 고졸 학력을 얻은 뒤 지난 1976년부터 서울 뚝섬경마장에서 기수로 활동했다.

 그러나 달리는 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50㎏을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정을 지키지 못했다. 80년에 기수를 그만두고 식당을 했으나 잘되지 않았다고 했다. 기수 시절 알고 지내던 조교사의 권유로 86년에 마필관리사로 경마에 복귀했다.

 17년간 뚝섬과 과천경마장에서 말과 함께 잠을 자며 말의 습성을 익혔다.

 지난 2003년 조교사 면허를 획득한 김영관 조교사는 한창 개장을 준비하던 레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2004년 꿈에 그리던 조교사로 데뷔했다.

 김영관 조교사 앞엔 경주마를 소유한 마주(馬主)들이 줄을 서 있다.

 보통 경주마를 소유한 마주들에게 조교사들이 위탁을 부탁하는 형국이지만, 김영관 조교사는 반대다. "내 말을 받아 훈련시켜서 경주에 출전시켜 달라"는 마주들이 김영관 조교사를 모셔가기 위해 경쟁을 벌일 정도다. 김 조교사가 워낙 많은 승리를 이끌어내다 보니 생긴 일이다.

 14년간 그가 경주마 관상으로 벌어들인 순위상금만 총 111억 원에 달한다.

 주요 기록은 국내 최다 연승마 배출(`미스터파크`(지난 2007년 3월 7일~2012년 6월 3일)), 조교사 부문 첫 시즌 100승 달성(2013년 104승, 2015년 108승, 2016년 116승), 9년 연속 다승왕(2008년~2016년), 국내 첫 통합 3관마 배출(2016년 `파워블레이드`) 등이 있다.

 이외에도 올해 두바이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트리플나인`을 배출하는 등 한국경마의 굵직한 기록들을 갈아치워 왔다.

 김영관 조교사는 다시 한 번 한국 경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역사적인 기록은 조교사 부문 역대 최단기간 통산 1천승 달성이다. 한국마사회가 공식적인 자료 수집 후 집계된 조교사 부문(서러브렛) 통산 1천승은 서울의 신우철 조교사에 이어 국내 두 번째다.

 신우철 조교사가 1천승을 달성하기까지는 28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이 필요했다.

 김영관 조교사는 이 기록을 14년이나 앞당기며 데뷔 14년 만에 1천승 대위업을 달성,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1천승을 달성한 김영관 조교사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도전 중이다. 한국산 경주마로 세계최고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김 조교사는 "반드시 한국산 경주마로 세계최고의 대회를 우승하는 첫 번째 조교사가 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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