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8:51 (일)
함안 청렴도 1위 백비 정신이 원천
함안 청렴도 1위 백비 정신이 원천
  • 음옥배 기자
  • 승인 2015.12.10 22: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2위서 전국 정상 고려 말 이오 묘소
청렴ㆍ충절 등 기려 차 군수 “부패 척결”
▲ 지난해 취임한 차정섭 함안군수는 올해 2월부터 모든 공무원들과 함께 백비를 둘러보고 이오 선생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함안군이 국가인권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1위를 한 것이 고려말 선비 백비(白碑ㆍ글 없는 비석)의 청렴정신 덕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청렴도 평가에서 2위를 기록한 함안군이 올해는 1위를 차지했다.

 2012년 평가에서 37위, 2013년 22위에 비하면 놀랄만한 성과다.

 함안군 가야읍 혈곡리 인실마을 앞산에 있는 고려말 성균관 진사 모은(茅隱) 이오(李午) 선생의 묘소.

 묘소 앞에는 높이 95㎝, 너비 40㎝, 두께 15㎝의 비석이 서 있다.

 이 묘비에는 묘소 주인인 이오 선생의 이름과 행적이 적혀 있을 법한데 글자는 한 자도 적혀 있지 않은 백비다.

 묘와 묘비 주인인 이오 선생은 고려가 망했음에도 죽는 날까지 고려왕조 유민임을 강조하며 평생 벼슬에도 나아가지 않았다.

 고려유민 거주지인 고려동을 만들고 고려동 밖 조선에서 생산되는 음식은 입에도 대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또 자손들에게 “조선왕조 땅에 묘비를 세울 때 나라를 잊은 백성이 묘비에 무슨 말을 쓰겠는가, 나의 이름은 물론 글자 한 자 새기지 마라”는 유언을 남겼다.

 작은 공적에도 스스로 비석 세우길 좋아하는 풍토와는 사뭇 다르다. 이오 선생은 조부가 공민왕의 사위였고 진골 귀족 집안의 자손임에도 권력과 부귀영화를 일평생 바라지 않은 청렴한 삶을 살았다고 전해진다.

 자손들은 이오 선생의 말을 받들어 백비를 세웠다. 함안지역 주민들은 600여 년이 지나도록 지금까지 청렴과 충절의 상징으로 이오 선생을 기리고 있다.

 차정섭 군수는 “청렴도 1위라는 결과는 그간 전 공직자가 ‘청렴이 곧 국가와 군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으로 추진한 성과”라며 “군민 기대치 100%에 이를 때까지 더욱 강력한 부패 척결대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