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8:48 (일)
뉴트리아 퇴치 이렇게
뉴트리아 퇴치 이렇게
  • 백운석
  • 승인 2014.04.16 22: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백운석 낙동강유역환경 청장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고 있다. ‘낙동강의 괴물쥐’라고 불리는 뉴트리아가 우리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뉴트리아는 설치류에 속하는 동물로 1985년 프랑스 등에서 식용과 모피사용 목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모피파동과 혐오스러운 외모로 수요가 부족해지면서 사육이 포기되고 방치돼 자연생태계에 정착하게 됐다.

 뉴트리아는 제방에 굴을 뚫고 무리를 지어 살며 수초 또는 뿌리와 농작물을 주 먹이로 한다. 하지만 습지식물을 섭식함으로써 습지면적이 감소해 습지의 자정능력 상실 및 고유 서식종의 생존 위협 등의 피해를 낳고 있다. 또한 먹이가 부족하면 일부 농가로 내려와 온실작물과 밭작물에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하지만 뉴트리아는 야행성이고 물에서 주로 생활하는 생태적 특성이 있어 접근 및 식별이 곤란해 서식 개체 수 파악이 어렵다. 또한 번식력도 매우 뛰어나 1년에 3~4번씩 한 번에 평균 3~6마리를 출산한다. 이에 2011년 11개 시ㆍ군에서 2012년 13개 시ㆍ군, 그리고 2013년에는 21개 시ㆍ군으로, 낙동강 하구에서 상류 지역까지 서식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부산광역시 및 김해시, 함안군 등 10개 시ㆍ군과 함께 민ㆍ관 합동으로 집중 퇴치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이 작업으로 3천343개체를 포획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가족 개체군 단위로 생활하는 습성을 이용해 다수의 개체를 동시에 포획할 수 있는 ‘인공섬트랩’을 개발함으로써 퇴치작업이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되도록 기여했다.

 그러나 행정력 동원과 물리적 퇴치에 의존하는 현재의 방식만으로는 적기에 완전한 퇴치가 어렵다.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퇴치작업을 실시해 서로 다른 시기에 포획함으로써 뉴트리아가 인접 지역으로 이동해 확산하는 것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포획 이후 뉴트리아 생체를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한 기준과 방법이 없는 것도 문제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영국이 전문포획인 24명을 10년간 운영해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뉴트리아 퇴치에 성공했다. 생식특성, 생애주기, 개체 수 변동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중장기 뉴트리아 생태특성 연구를 실시하고 전문포획단을 구성해 집중적, 지속적으로 퇴치사업을 추진한 성과이다.

 우리도 이를 벤치마킹해 현황조사, 새로운 방식으로의 포획작업 등을 통해 뉴트리아 집중 퇴치사업을 실시한다. 먼저, 물리적 퇴치와 병행해 체계적인 조절계획을 수립함으로써 과학적, 맞춤형 퇴치를 전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생리 특성과 성장 단계를 고려한 퇴치방안과 천적을 이용한 개체 수 조절 방안 등을 연구해 전략적 퇴치사업을 전개한다.

 둘째, 뉴트리아 서식밀도가 높은 시ㆍ군에는 그 출현 시기에 맞춰 관계 지자체와 합동으로 동시 포획작업을 실시한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주축이 돼 사전조사를 실시하고 서식규모, 피해정도에 따른 퇴치대상지역을 선정해 전문적으로 양성한 퇴치 전담반을 통해 집중 퇴치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지역별로 포획 책임제를 실시해 선의의 경쟁을 독려함으로써 조기 퇴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보다 기술적인 퇴치를 추진하고자 한다. 기 개발된 포획 트랩을 개선하고, 굴을 파고 그 속에서 가족 개체군 단위로 생활하는 습성을 이용한 퇴치방법, 호르몬 작용을 이용해 생물적 유인ㆍ포획하는 방법도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포획 이후의 생체 사후처리 기준을 세우고 보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처리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도 모피산업의 호황 정도에 따라 뉴트리아 관리를 실시하다 개체 수 급증으로 피해가 심각해지자, 2002년부터 뉴트리아 조절 프로그램을 실행해 매년 40만 마리 포획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뉴트리아 퇴치사업을 체계적으로 실시한다면 뉴트리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 나아가 완전퇴치도 가능할 것이다. 민ㆍ관이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다양한 퇴치방안을 집중적으로 투입함으로써 “뉴트리아 Good-bye”, 즉, 우리의 금수강산에서 뉴트리아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되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