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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역사기술 중단 촉구
엉터리 역사기술 중단 촉구
  • 송종복
  • 승인 2014.02.17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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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필자는 지난해 7월 8일 한 지방신문에 모 교수(한문학)의 역사기술을 비판한 적이 있다. 그 후 그럴 리는 없을 것이라 여기고 묵묵히 보고만 있었는데 도가 지나쳐 다시 반론을 편다. 역사란 우선 시대가 맞아야 하고, 사실이 부합돼야 하는데 전공자도 아닌 그렇다고 어떤 사관도 없이 마구잡이 역사를 쓰게 되면, 본인은 물론이거와 후대에 이 글을 보는 이는 어떤 혼란에 빠져 역사가 엉망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따라서 그 교수의 신문지상에 게재된 내용을 인용해 그 잘못을 지적해 둔다. 이는 그 내용이 후대에 역사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필자는 ‘설날의 유래와 각국의 휴일’(본지 1월 20일 게재)이라는 기고에 우리의 양력사용은 개국(開國) 504년(고종32년, 1895) 11월 17일을 505년(을미, 1896) 1월 1일로 했다. 그 후 통감부에서 1907년 12월 20일에 조칙을 내려 ‘새해(1908)부터 양력으로 설을 쇠어라’고 지시했다. 이때부터 양력 1월 1일을 ‘설’이라 했다.

 그런데 지난 4일자 그 지방 신문 519회 ‘친척정화(親戚情話)’의 한자풀이에 ‘일제가 양력설을 쇠도록 강요했다’고 3번이나 언급했다. 그 첫 번째는 ‘일본강점기 때 총독부에서 양력설을 쇠도록 강요했다’고 하는데, 총독부는 1910년 8월 29일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35년이 조금 안 되는 기간인데 어느 해에 양력설을 쇠도록 했는지 언급이 없다. 두 번째는 ‘1894년 갑오경장(甲午更張) 때 양력설을 쇠도록 강요했다’고 하는데, 1894년에는 양력이 없었고 양력사용은 1896년 1월 1일부터인데 어찌해 양력설을 쇠게 했는지 묻고 싶다. 세 번째는 ‘1948년 건국 후 이승만 대통령이 양력으로 과세하도록 했다’는데 이에 반론한다. 이승만은 광복 후 성탄절을 공휴일로 받들고 음력설은 조상숭배로 꺼려했는데 ‘과세하도록 했다’하니 또 역사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 2013년 6월 11일자 485회 ‘순국선열(殉國先烈)’란에 ‘휴전협정을 맺어진 65년이 다 된 지금까지’라고 하는데, 휴전협정은 1953년 7월 27일에 맺었다. 그러면 6ㆍ25전쟁도 발발하기 전에 휴전협정이 됐단 말인가? 이 외에도 ‘6ㆍ25사변’, ‘일제 36년’이라 했는데 지금은 ‘6ㆍ25 한국전쟁’, ‘일제강점 35년’이라고 하는데 왜 식민사관이 낳은 역사용어를 굳이 쓰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2013년 7월 30일의 492회 ‘수찬국사(修撰國史)’란에 ‘조선시대는 봉건적(封建的)인 전제군주시대’라고 언급하는데 이는 일제식민사관을 인용하고 있다. 봉건이란 분봉건국(分封建國)의 줄임인데 즉, 황제 밑에 국왕, 국왕 밑에 제후, 제후 밑에 기사, 기사 밑에 노예가 있는 서양의 중세정치제도인데, 일제가 이를 원용해 조선을 일본천황 아래 둔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는 제후도, 기사도, 노예도 없는데 어찌해 조선을 ‘봉건적인 전제군주시대로 여긴다’고 하는지 의심이 간다. 또한 ‘고려후기에 실록을 편찬했지만,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고 했는데 이에 반론한다. 삼국시대인 고구려는 신집 5권, 백제는 서기, 신라는 국사를 편찬했고, 고려 중기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가 실존하고 있는데 이는 실록이 아니란 말인가?

 2013년 9월 10일 498회 ‘구유사법(具有史法)’란에 국사과목은 ‘2012학년도 고교 입학생부터 모든 고교생이 이수해야 하는 필수과목으로 지정된다’ 또 ‘2013년부터는 신규 교원을 임용할 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 취득자에 한해서만 임용시험 응시자격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했는데, 임용과 응시자격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했고, 확인한 결과 전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한편 그 교수가 게재한 글에 ‘지금 우리가 역사를 잘못 설정하여 잘못 가르치면 지금만 문제가 아니라 후세에 잘못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사 교육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하는데 바로 자신이 그른 짓을 자행하고 있지는 않나 의심돼 충고하니 역사공부 좀 하여 올바른 사관으로 게재하가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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