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9:37 (일)
도민의 꿈 좌절 뼈아픈 자성론
도민의 꿈 좌절 뼈아픈 자성론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4.01.01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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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BS 높은 인수가 극복 못해… 은행장 책임론도
▲ 최충경 경남은행 인수추진위 공동위원장(오른쪽 두번째) 등 추진위 관계자들이 지난 31일 경남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BS금융지주가 선정된 직후 창원상공회의소에서 긴급회의를 연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경남은행 지역 환원의 꿈이 왜 좌절됐는가? 경남은행을 경남도민이 품으로 가져오고자 했던 경남ㆍ울산지역 상공인 등의 간절함은 BS금융지주(부산은행)의 높은 인수가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됐다.

 하지만 경남도민들은 민영화출발 때부터 뻔히 드러난 인수가격인데도 이를 잘못 계산했다는 것에서 불만이 폭발, 경남은행장의 책임론까지 대두될 정도다.

 당초 민영화 인수가격이 1조 2천~3천억 원이란 설이 나돌았으나 경남은행 인수위DML 지역 환원 명분만으로는 현실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에는 양측이 제시한 인수금액 차이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너무 컸다는 게 패인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인수전 본 입찰 뚜껑을 열어보니 BS금융이 경은사랑 컨소시엄보다 무려 3천억 원가량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했다.

 정부가 지난 6월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발표할 때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까지 고수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최고가 매각원칙이 적용된 때문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도 발표 직전까지 지역 환원에 대한 경남지역 정서를 감안, 비가격적인 요소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워낙 가격 차이가 커 참고 수준에 그쳤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경남은행 인수 차 순위 협상대상자에서도 배제됐다.

 차 순위 협상대상자로 기업은행이 선정된 점도 경은사랑 컨소시엄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BS금융은 인수를 위한 출발부터 경은사랑 컨소시엄의 지역 환원 명분을 제압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맞춘 `최고가 매각` 원칙에 편승, 파격적인 높은 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됐는데도 경남 쪽은 이에 대한 대비보다는 지역정서에만 매달린 것에서 이 같은 결과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BS금융이 인수자본 조달을 위한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면서 이사회 결의서를 첨부하지 않았는데도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BS금융 측의 자본 조달 계획을 수용해 손을 들어준 것에서 경남 쪽의 정서타령은 먹혀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경은사랑 컨소시엄은 경남은행의 미래 가치를 따지지 않고 지나치게 계산된 적정가격에 집착한 것도 패착이었다. BS금융이 경남은행 인수를 위해 오랫동안 정치권은 물론 금융당국과 접촉해온 것에 비해 경은사랑 컨소시엄은 경남ㆍ울산지역 상공인을 중심으로 사실상 급조됐다.

 경남은행 인수추진위가 자본 마련을 위해 끌어온 사모펀드인 MBK 파트너스의 법적인 자격 논란 등을 불식하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당초, 경은사랑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사모펀드인 트루벤인베스트먼트와 자베스가 개정 은행법에 따라 지방은행 주식을 인수할 수 없게 되자 본 입찰을 코앞에 두고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로 바꾸는 등 체계적인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은 지역 내 대기업이 이번 인수 자본에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에서도 읽을 수 있다.

 특히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2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MBK파트너스에 자격성 논란을 여전히 제기했다. 즉 사모펀드에 대한 막연한 불신감을 털어내지 못한데다 외환은행을 인수했던 사모펀드인 미국계 론스타의 `먹튀` 논란 등과 계속 비교됐고 그 불씨를 지울 수 없었다는 것이다. .

 실제로 BS금융은 경은사랑 컨소시엄의 인수구조 문제를 계속 제기, 금융자본의 안정성을 설득하는 전략이 주효한데다 높은 가격을 제시, 경남은행을 인수하게 된 것이다. 한마다로 경남은행이 도민 품을 떠난 것은 전략 부재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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