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20:20 (일)
이란 핵협상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
이란 핵협상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
  • 연합뉴스
  • 승인 2013.11.26 2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여 년을 끌어오던 이란 핵협상이 타결됐다. 이란과 미국ㆍ영국ㆍ중국ㆍ러시아ㆍ프랑스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및 독일은 지난 2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속적 사찰을 전제로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만 생산ㆍ보유하는 등의 조처를 하는 대신 국제사회가 경제제재 조치 일부를 해제하는데 합의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이란은 5% 이하의 농축 우라늄만 생산하고 모든 고농축 우라늄은 5% 이하로 희석시키거나 산화물로 전환키로 했다.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추가로 설치하지 않고 내년 말부터 운영할 중수로를 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또 군사기지와 농축시설에 대한 IAEA의 사찰을 허용했다. 이란은 그 대가로 제재로 동결됐던 42억 달러 상당의 석유와 관련된 자산을 회수하고 19억 달러 상당의 석유화학제품 등을 해외에 팔 수 있게 된다.

 그래도 협상을 통한 잠정 합의안 마련이라는 모양을 갖추게 된 것은 집권 2기에 들어선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비교적 온건파로 분류되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정부가 양국 간 이해의 접점에서 모멘텀을 찾아서다. 미국도 핵확산을 막고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핵위협을 둘러싼 정정 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수단은 협상을 통한 외교적 해결밖에 없다. 이란 역시 30여 년의 고립을 벗어나 중동 파워 블록의 한 축이 되려면 경제난 타개가 당면목표이고 이를 위한 제재 완화가 필수다. 상대방 국가를 서로 `대(大)사탄`과 `악의 축`으로 불러왔지만 각기 국내여론을 고려할 때는 협상을 통한 외교적 해결이 현실적인 선택지였다는 이야기다.

 이란의 핵협상 타결이 북핵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이란과 북한은 핵 개발단계나 핵확산금지체제 인정 여부에서 상황이 같지 않다. 하지만 이란 핵협상 타결은 핵심 당사국 간의 지속적 협상과 중재국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다자간 합의의 틀에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북핵문제를 둘러싼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서도 이러한 협상 의지와 적극적인 중재 노력이 아직 유효한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