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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국민 실망시킨 민주당경선 파행
시작부터 국민 실망시킨 민주당경선 파행
  • 연합뉴스
  • 승인 2012.08.2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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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투표 공정성 논란으로 시작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지난 25일 제주에서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첫 순회 경선을 실시, 문재인후보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으나 모바일투표 방식을 놓고 다른 후보들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측은 ARS(자동응답시스템) 방식의 모바일투표가 문 후보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실시됐다며 투표방식 전면수정과 제주ㆍ울산경선 재투표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는 26일 세 후보들과 투표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요구안과 절충안을 주고받으며 봉합을 시도했다. 하지만 세 후보는 당이 내놓은 절충안이 미봉책이라며 이날 실시예정이던 울산 경선을 거부하고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한 새 경선관리 체제를 요구하는 파행으로 이어졌다.

 이번 제주지역 경선에서는 국민의 관심이 쏠린 대선후보 경선인데도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보다 투표율이 현저히 낮았다. 이는 문재인 후보에게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방식으로 투표방식이 정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세 후보측의 주장이다. 세 후보 측은 투표율이 저조한 것은 제주 경선의 모바일투표시 안내 메시지를 끝까지 듣지 않은 채 투표를 하고 전화를 끊을 경우 미투표로 처리되는 규정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역대 전당대회 때처럼 후보자 이름을 번갈아가며 거명하지 않고 기호 순으로만 부른 것도 마지막 4번 순번인 문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를 낳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순회경선에 돌입하자마자 드러난 민주당의 모바일 투표 공정성 논란과 이를 둘러싼 경선 파행은 국민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ARS에서 ‘끝까지 듣지 않으면 미투표 처리될 수 있다’는 사전 안내 메시지조차 없었다고 한다. 문제가 된 모바일 투표 방식이 정해진 경위 등은 어찌 됐든, 결과적으로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린 것은 물론 민주당 입장에서도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온 경선 흥행에 빨간 불이 켜진 셈이 됐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24일 제주 모바일 투표 결과 집계 과정에서도 어이없는 전산 프로그램 입력 오류로 개표값이 ‘0’으로 나와 집계 중단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민주당은 제주 경선의 문제점 등을 철저히 재점검한 결과를 토대로 상식에 맞게, 합리적으로 이번 모바일 경선 투표 방식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어처구니없는 경선투표 방식 논란과 파행이 빚어진 데 대해 제1 야당으로서 책임있는 설명과 사과도 필요하다. 민주당은 ‘박스떼기’ 대리접수, 종이당원ㆍ유령당원 논란으로 국민의 외면을 받았던 2007년 경선의 교훈을 뼈아프게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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