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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보 누수, 작은 허점이 재앙 부른다
4대강 보 누수, 작은 허점이 재앙 부른다
  • 승인 2011.12.0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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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사업 구간에 들어선 16개 보(洑) 가운데 절반이 넘는 9개에서 물이 샌 흔적이 발견돼 부실시공 우려가 제기됐다고 한다. 물이 샌 곳은 낙동강 상주보와 낙단보, 구미보, 칠곡보,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와 금강 공주보 등이다. 낙동강 수계에서는 8개 보 전부 물이 샌 것으로 드러났다. 공식 준공을 앞두고 지난달 개방행사를 열어 4대강 보를 국민에게 공개하고 나서 누수 사실이 새롭게 확인된 만큼 안전성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이번 자체 점검에서 발견된 누수는 물이 스며 나와 살짝 비치는 ‘경미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물이 어느 정도 샜는지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누수량이 적었다는 것이다. 또 상주보는 34곳에서 물이 샜지만 다른 8개 보는 1∼4곳에서만 물이 샜고 누수량도 미미했다고 한다. 전문가 진단 결과 상주보도 구조적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설계대로 시공됐고 누수 자체도 안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대수롭지 않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물이 얼마나 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수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4대강 보의 절반 이상에서 누수가 발생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치밀한 사전 준비 없이 무리한 공사를 강행하다 보니 허점이 드러난 것이라는 비판의 소리도 나온다. 공사 기간을 단축하려 ‘속도전’을 펴온 탓이라는 것이다. 특히 낙동강에 들어선 8개 보 전부에서 물이 샌 것은 결국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의 사업권 회수 다툼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양측 간 힘겨루기로 공사가 여러 달 늦춰지자 완공을 앞당기려 공사를 서두르다 보니 무리수가 빚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거다. 설혹 이번에 드러난 누수가 ‘경미한’ 수준이라 하더라도 절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당국이 올해 연말로 잡았다던 4대강 사업 준공 시기를 내년 4월께로 늦추고 안전 점검과 결함 보수에 온 힘을 쏟겠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다만 안전 진단은 누구나 결과를 수용할 수 있을 만큼 객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4대강 공사에서 또다시 결함이 드러나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마지막 보완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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