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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온도 낮추고 사랑의 온도 높이자
탐욕의 온도 낮추고 사랑의 온도 높이자
  • 승인 2011.12.0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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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세밑이 가깝다. 다사다난했던 신묘년 한 해도 시나브로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는 우리 사회가 띠에 걸맞게 토끼처럼 함께 도약해 온 시간들이었던가. 거리에 다시 나타난 구세군 자선냄비는 이런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지난 1일 시종식을 시작으로 전국의 거리에는 자선냄비가 등장해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냄비의 붉은 색깔처럼 온정으로 펄펄 끓는 연말이 되기 바란다. 거리에는 사랑의 온도탑도 설치됐다. 지난해에 성금 유용 파문에 휩싸이면서 시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으나 그 본래 취지를 십분 지키고 살려 세상의 온도를 훈훈하게 높여주길 기대한다.

 작금의 세계는 날로 벌어지는 빈부 격차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소수가 부를 독과점하는 동안 다수는 빈곤에 시달리며 좌절의 늪에 빠져 있는 것이다. 올해를 대표하는 단어가 ‘탐욕’이라고 할 만큼 빈부 격차와 사회 갈등은 세계를 격렬하게 뒤흔들었다. 지난 9월 17일 금융자본의 탐욕과 자본주의 모순에 항거하며 시작된 ‘월가 점령’ 시위는 순식간에 전세계로 번져 지구촌을 요동치게 했다.

 한 해를 보내면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곳곳의 유형적ㆍ무형적 격차를 줄이고 공존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찾아보았으면 한다. 이를 위해선 현실에 대한 냉정하고 겸허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실제적이고 종합적이며 항구적인 대책을 수립해나가길 바란다. 다행히 근자 들어 이에 대한 자성의 움직임이 서서히 일고 있어 다행스럽다. 신자유주의의 원조였던 미국이 버핏세로 상징되는 부자증세로 큰 방향을 막 틀었고 우리 사회에서도 그동안 ‘성장’이라는 용어에 밀렸던 ‘복지’라는 말이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조차 자주 등장하고 있다.

 사회의 음지에서 힘들어하는 계층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 두 손을 맞잡을 수 있으려면 이들에 대한 정책적, 제도적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외친 공리주의 사상가 제레미 벤덤의 말처럼 행복한 사회는 음지를 최소화하고 양지를 최대화하는 사회가 아닐까. 연말은 이를 위한 진지한 성찰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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