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20:59 (일)
암중모색(暗中摸索)
암중모색(暗中摸索)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1.05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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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에 사자성어로 자신의 각오나 결심을 내세우는 건 익숙한 일이다. 한해를 계획하면서 사자성어 하나 쯤 가슴에 새기고 출발하면 여러 면에서 모양이 난다. 특히 정치인들은 사자성어로 촌철살인을 즐기고 새해에 사자성어로 본인의 정치행보를 밝힐 수 있으면 유력 정치인 반열에 든다.

 정치적 논의라는 게 밝은 곳에서 진행되기보다 어두운 곳에서 이루지는 경우가 더 많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와 신년회동서 “개헌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개헌에 불을 지폈다. 민주당은 즉각 “물 건너간 이야기”라고 반응했다. 새해에는 이리저리 개헌논의가 암중모색될 것 같다.

 당나라 고종(高宗)이 황후 왕씨(王氏)를 폐하고 무씨(武氏)를 황후로 맞았다. 훗날 측전무후則天武后)가 되는 무씨를 옹립하는데 큰 역할을 한 허경종(許敬宗)이 사람의 얼굴을 쉽게 잊어버려 오만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이름 없는 사람의 얼굴이야 기억할 수 없지만 문장의 대가는 어둠 속에서도 물건 찾듯 기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암중모색(어두울 暗, 가운데 中, 더듬을 摸, 찾을 索)이 나왔다. 확실한 방향도 없이 개헌을 암중모색하다 보면 결국 국론분열을 자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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