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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푸는 삶으로 살맛나는 세상을
베푸는 삶으로 살맛나는 세상을
  • 경남매일
  • 승인 2010.06.1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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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지 환경남도청 인사담당사무관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지방선거를 치루면서 떠들썩하던 분위기가 이제 월드컵 소식으로 또 한 번 달아오르는 요즘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한 숨 돌려 창밖을 보면 세상은 온통 싱그러운 녹색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사람 사는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는 저 녹색처럼 싱그러운 사람들이 많아서 일까? 곳곳에서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이 우리를 흐뭇하게 한다.

 지난 5월 31, 6월 1일, 7일자 지방신문에 난 제목과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당선 축하화분 기증 받습니다’, ‘꽃보다 나눔 축하화분 기증 캠페인’, ‘당선축하 화분 기증은 나눔의 실천’이란 타이틀로 아름다운 가게에서 낸 기사였다.

 지난 6ㆍ2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받은 축하 화분을 기증 받아 저렴한 가격으로 시민들에게 되팔아 그 수익금을 소외된 지역민에게 되돌려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필자가 아름다운 가게 창원 중앙점 운영위원이다 보니 특히 더 관심이 갔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대로 자연스럽게 행하는 ‘나눔의 생활’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침 7시부터 리어카를 끌며 골목골목을 누비며 폐지 수집으로 모은 전 재산을 장애인 단체에 기부한 고물상 할머니.

 재래시장에서 붕어빵을 구우며 500원 짜리 동전을 매일 1~2개씩 모은 돼지 저금통을 해마다 기부하는 붕어빵 아주머니.

 80대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할머니가 한 달 생활비 40여만 원으로 방값과 약값을 내고 남은 돈을 평생 모은 전 재산 100만 원을 기부 하는 등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한 따뜻한 마음만 있으면 누구든지 실천하고 나누는 가슴 따뜻한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각 기업체나 관공서, 시민단체도 자원봉사 자체가 생활의 중요한 일부분이 되고 있다.

 경남도청 자원봉사단 동호회는 지난해 2월 공무원 정기인사 때 승진ㆍ전보에 따른 축하 화분을 자발적으로 기증 받아 직원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한 수익금 474만 원을 결식아동 돕기 성금으로 경상남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얼마 후 경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에서도 집에서 잠자고 있는 넥타이를 기증 받아 ‘사랑의 넥타이 바꿔 매기’ 운동을 펼쳐 수익금 120만 원으로 생활용품을 구입해 도내 결식아동 가정을 방문 전달했다.

 남은 넥타이는 ‘아름다운 가게 창원 중앙점’에 기증하는 등 새로운 아이디어와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의 문화를 실천하고 있다.

 꼭 거창하고 대단한 것은 아닐지라도 이 같은 작은 선행들이 모여 세상을 훈훈하고 살 맛 나는 곳으로 만들고 있다.

 지난 6ㆍ2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당선이나 취임 축하 화분을 기증받아 도민에게 되팔아 나눔의 행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름다운 가게에서 때맞춰 축하화분 기증 행사를 준비하고 있어 무엇보다 기쁘다.

 당선자는 당선ㆍ취임과 함께 사랑의 봉사를 실천할 수 있고, 꽃집은 주문이 늘어나고, 화훼농가는 꽃을 많이 팔수 있고, 일반 시민은 저렴한 가격에 예쁜 식물을 살 수 있어서 좋고, 아름다운 가게는 수익 올려 어려운 계층을 도울 수 있어 좋다.

 4년 만에 실시한 이번 지방선거 도내 당선자는 338명에 달하고 당선이나 취임 축하 화환과 화분을 기증 받아 되팔면 그 수익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니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현재 도내에는 아름다운 가게 5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전화 한 통이면 직접 방문해 화환이나 화분을 가져가 전시ㆍ판매하니 편안하게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만큼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이 작은 사랑 나눔의 아름다운 행사가 중앙 행정기관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기업체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어려운 이웃에게 삶의 용기를 되찾아 주는 사랑의 향기로 전해져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래도 살만한 세상 행복한 사회가 되길 기대 해 본다.

 “황금을 쌓아 자식에게 남겨 주어도 반드시 이를 다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니요, 책을 모아서 남겨 주어도 이를 다 읽지 못하니 남모르는 곳에 음덕을 쌓아 이로써 자손을 위한 계책으로 삼겠다”는 옛 성현의 말씀처럼 우리 모두가 베푸는 삶으로 살 맛 나는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면 좋겠다.

이 지 환  경남도청 인사담당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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