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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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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매일
  • 승인 2010.06.1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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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광 오진주기상대장

 여름이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 바로 태풍이다.

 태풍은 열대성 저기압으로 위도 5~20도의 해양 위에서 발생한다. 태풍은 발생하는 해역에 따라 제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데, 동남아시아 해역이면 태풍(typhoon), 북아메리카 해역이면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와 호주 해역이면 사이클론(cyclone)이라 한다.

 예전에는 호주 북동부 해양에서 발생한 열대성 저기압을 윌리윌리(willy-willy)라고 불렀지만, 현재는 이 단어 자체가 기상용어에서 사라져 부르지 않는다.

 보통 태풍은 매년 평균 26.7개(1971년~2000년 기준)가 발생하며, 그 중 3~4개가 우리나라를 찾아온다.
 그러나 작년(2009년)에는 태풍이 22개가 발생해 평년보다 적게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태풍도 없었다.

 태풍이 가장 크게 기억되는 것은 아마 이름 그대로, 어마어마한 바람 때문일 것이다. 태풍의 강도와 크기는 바로 이 바람으로 구분한다.

 태풍 중심부근의 최대풍속이 17~24m/s이면 약한 태풍, 25~32m/s이면 중간 태풍, 33~43m/s이면 강한 태풍, 44m/s 이상이면 매우 강한 태풍이라고 한다.

 강한 태풍일 경우에는 사람이 날아가고, 매우 강한 태풍에는 콘크리트로 만든 집이 붕괴되고, 철탑도 휘어진다.

 한편 태풍의 크기는 풍속 15m/s 이상인 영역 반경에 따라 분류하는데, 300km 미만이면 소형 태풍, 300~500km 이면 중형 태풍, 500~800km 이면 대형 태풍, 800km 이상이면 초대형 태풍이라 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준 기록적인 태풍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사라(SARAH, 1959년 9월 17~18일)는 가장 큰 인명ㆍ이재민 피해(사망ㆍ실종 849명, 이재민 37만 3459명)를 가져왔으며, 셀마(THELMA, 1987년 7월 15~16일)는 1980년대 이후 가장 큰 인명피해(사망ㆍ실종 345 이재민 9만 9516명)를 남겼다.

 가장 큰 재산피해와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한 태풍은 단연 루사(RUSA, 2002년 8월 30일~9월 1일)이다. 기상 관측이래 가장 많은 일 강수량(강릉 870.5mm)과 약 5조 2000억 원의 재산피해를 가져왔었다.

 바람이 가장 셌던 태풍은 매미(MAEMI, 2003년 9월 12~13일)이다. 한반도에서 기상 관측을 실시한 1904년 이래로 중심기압이 가장 낮은(사천부근:950hPa) 태풍이었을 뿐만 아니라 제주도 고산에 순간 최대풍속을 60m/s나 기록했다.

 지난해 8월 7일 대만을 강타한 제8호 태풍 모라곳은 대만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열대저압부로 변질돼 우리나라 서해상을 지나면서 서울, 경기, 강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침수, 산사태 등 비 폐해가 속출했다.

 올 여름(6~8월)에는 태풍이란 손님이 몇 번 다녀갈까? 11~12개(평년 11.3개)의 태풍이 발생해 2~3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다녀갈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이 강한 바람과 많은 비로 인명ㆍ재해 피해를 가져오는 것이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로 수자원을 확보하고 대기를 맑게하는 등의 좋은 작용도 한다. 태풍의 그 걸음이 피해만으로 남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겠다.

 꽃과 나무는 번개와 천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기상청도 하늘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하늘을 친구처럼, 국민을 하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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