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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사 출마선언 이방호ㆍ이달곤의 변
경남지사 출마선언 이방호ㆍ이달곤의 변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0.03.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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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취재본부장
 경남은 한나라당의 텃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선거는 공천이 당락을 좌우할 정도다.
 즉, 예선이 결승전이나 마찬가지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출마예정자들은 정책에 앞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회의원 등 정치권 눈치 보기가 도를 넘을 정도다. 그러나 한나라당 시ㆍ도지사 후보는 대선후보 선출 규정을 준용한 당내 경선을 통해 뽑힌다.

 때문에 단일 후보 추대가 어려울 경우 당내 경선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특히 김태호 지사의 불출마 선언 후 한나라당 경남도지사 후보 경선은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이달곤 전 행자부장관, 친이 대 친이 대결양상으로 굳어졌다. 출마를 선언한 두 사람은 치열한 당내경선에 앞서 언론을 통한 신경전으로 주말을 달구었다.

 이달곤 전 장관은 지난 1월 경남도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에서 경남지사 출마여부를 묻는 출입기자들의 질문에 뜸도 들이지 않고 싹 잘라 출마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당시 창원ㆍ마산ㆍ진해 통합준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뒤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었다.

 그 후 정치지형이 달라졌다지만 별반 변한 것은 없다. 단지 총선 공천 논란으로 친박계의 표적이 돼온 이 전 총장이 출마하면 당내 계파 갈등이 부각될 것이란 우려 정도였다. 이를 두고 출사표를 던진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남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것과 관련, 지난 5일 “출마와 불출마를 오락가락하면서 혼란을 주고 떠밀려 나오는 소신 없는 행위는 도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전 총장은 특히 “선거를 앞두고 주무 장관인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퇴하고 선거에 나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전 장관의) 출마는 일부 정무 참모 라인의 의견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이 전 장관은) 여권 핵심부의 의견인 양 알리고 다니는데, 여권 핵심부를 더 이상 팔지 마라”고 말했다.

 또 이 전 총장은 “(나는) 한나라당이 어려울 때 당을 지켜온 조강지처고 이 전 장관은 양지에서 머물다 내려온 낙하산”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남에는 국회와 중앙부처를 설득해 지원받을 수 있고, 거시적인 안목과 역동적인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며 “경남도의 살림을 넉넉하게 하고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자신이 도지사의 적임자이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이달곤 전 행자부장관은 지난 5일 이임식을 갖고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힌 후 “오래 전에 출마결심을 굳혔지만 직무에 충실하기 위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여권 핵심의 뜻을 전달받고 이임식을 하게 됐다”고 출마가 대통령의 뜻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전날, 6.2 지방선거‘ 공직사퇴 시한인 지난 4일 오후 7시께 사표를 제출할 정도로 이 장관 사퇴를 둘러싼 진통은 컸다. 한마디로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우여곡절 끝에 사퇴했다.

 예정했던 퇴임식을 갖지 못하고, 경남도지사 후보 출마선언도 하지 못한 채 6ㆍ2 지방선거 출마 공직자 사퇴시한을 겨우 다섯 시간 남겨둔 오후 7시가 되어서야 사표를 제출했다. 그의 사퇴는 한나라당 후보로 경남도지사에 출마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사퇴했다’고 써 달라”는 알쏭달쏭한 말을 했다한다. 출마를 권유받은 이 장관이 사퇴 시한에 쫓겨 사표를 던졌지만 정작 도지사에 도전할지는 100% 결심을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왜 이런 애매모호한 상황이 벌어졌을까.

 물론 가족의 반대도 한 원인일 수 있지만 공천지형에 연연, 오락가락 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현장 경험이 없는 그로서는 당연할 수도 있다. 이런 소동이 빚어진 근본 원인은 말할 것도 없이 ’선거용 장관 차출‘이다.

 물론 장관의 출마는 불법도 아니며 선거에 출마한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장관이 선거판으로 내몰리는 것은 공직사회를 정치바람에 휩싸이게 만드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선거를 주관해야 하는 주무 장관이 지방행정을 이끌겠다는 소신에 앞서 떠밀려 출마하는 모양새여서 결코 온당치 못하단 지적도 있었다.

 이 전 장관은 출마를 결심한 후 “다른 사람이 선출돼도 늙을 때까지 고향에 남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한다.

 또 그는 “경남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 이미 15년 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때부터 연구를 했다고 했다”면서 “경남을 일본 오사카 지역처럼 제조업과 첨단연구소, 역사적 명소와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교수에 국회의원, 장관까지 지내 기대된다.

 그러나 ‘사표소동’ 등 오락가락한 이 전 장관이 경남도지시가 될 경우 과연 경남도정을 자신의 철학과 의지로 이끌 것인지가 의문이란 우려도 있다.

 따라서 금명간 경남을 찾아 밝힐 출마의 변이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텃밭 영호남은 예선이 결승전으로 계파대결이 사생결단인 가운데 유독 경남은 친이 대 친이가 맞붙은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한나라당 경남도지사 후보 경선은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공천이 당선이란 텃밭임을 인식, 후보선출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연작(連作)의 기대효과는 우량종자에다 땅심이 중요하다. 아무리 텃밭이래도 제대로 가꾸지 않으면 병ㆍ해충이 창궐, 수확이 차질을 빚는다는 사실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민선 후 이어진 경남도지사의 사실상 중도하차와 의문을 더해 준 불출마선언도 반면교사라 할 수 있다. 특히 재직 중 불거진 두 전ㆍ현직 지사의 대통령론도 도민 기대와는 동떨어졌다 할 수 있다. 따라서 본선 출전을 위한 정책 및 인물도 중요하지만 이에 더해 경남의 진정한 리더를 도민들은 기대한다.

박재근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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