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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순응못한 사랑을 한 사람들 이야기”
“시대에 순응못한 사랑을 한 사람들 이야기”
  • 승인 2010.02.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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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추노’ 천성일 작가 인터뷰
 새해 안방극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BS 2TV ‘추노’의 천성일(39) 작가는 “솔직히 시청률이 높다고 하니 그런 줄 알지 잘 모르겠다”며 겸손해했다.

 쪽대본이 난무하는 방송가에서 이미 17부 대본까지 탈고한 그는 “18부도 5일 전에 넘겼어야 했는데 이제 후반전으로 접어들다 보니 좀 재느라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야기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나오는 것 같다.
 △고민의 깊이가 얕아서 그렇다. ‘추노’도 벌써 3년 된 프로젝트라 이미 청사진을 다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디테일을 보강해 대본을 쓰기만 하면 된다. 처음에는 영화로 만들려고 했는데 예산이 너무 많이 들 것 같아 드라마로 바꿨다. 할 얘기도 많아 드라마로 작업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추노’는 무엇보다 노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주목받고 있다.
 △기획단계에서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가 숱하게 다뤘고, 승자의 역사를 기록한 궁중사극은 안한다는 것이었다. 조선시대 많은 계층이 살고 있었는데 노비를 다루면 어떨까 싶었다.

 --새로운 소재를 다루려면 연구가 많이 필요했을 텐데.
 △자료는 주료 인터넷을 통해 얻었다. ‘조선왕조실록’을 쫙 꿰지는 못했고, 키워드 위주로 자료를 구했다. 디테일은 거의 감독님의 공이다.

 --대사가 감칠맛 난다. 남자들끼리 ‘언니’라는 호칭을 쓰는 것도 그렇고.
 △‘언니’는 대학시절 소설 ‘임꺽정’을 읽으며 처음 접했다. 임꺽정이 ‘꺽정 언니’라고 불리더라. ‘형님’이라는 말은 한자어 아닌가. 거기서부터 시작해 되도록이면 한자어를 배제하자고 했고, 속담을 많이 넣으려고 했다. 아직도 시골 어르신들 보면 속담을 인용해 말을 하신다. ‘칼국수 잘하는 년이 수제비도 잘한다’는 식의 말이 일상 대화에서 나오는 것이다.

 --‘추노’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한 나라, 한 체제의 규범을 놓고 봤을 때 인간과 인간 사이에 규제가 적을수록 좋은 사회라는 생각을 했다. 조선시대에는 사랑에 제약이 많았다. 사람 간의 사랑을 제약하는 사회는 좋지 않다. ‘추노’는 그런 사회에 온몸을 던진 자들의 이야기다. 시대에 순응하지 못한 사랑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시청자의 반응에 영향을 받나.
 △물론이다. 많이 받는다. 영화도 편집 시사 과정을 거치며 여러 의견을 참고하는데, 드라마에 대한 반응은 훨씬 더 빠르고 강렬하게 온다. 그렇다고 이야기의 큰 구도가 변하지는 않았지만 시청자의 반응을 보며 표현 수위를 조정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기생들의 나이를 다 뺐다. 논란을 일으킬, 필요없는 디테일은 안 살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성공 뒤에 고생한 기간도 길다.
 △나도 그동안 안된 게 더 많다. 다만 실패를 많이 했지만 고생인지도 모르고 살아왔던 것 같다.(뉴스검색제공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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