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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로 늘어난 외환보유액  
사상 최대로 늘어난 외환보유액  
  • 승인 2009.11.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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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이 급증하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다.

 경상수지 대규모 흑자와 당국의 달러 매수에 힘입은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641억 9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이달 중 종전 최대 기록인 작년 3월의 2642억 5000만 달러를 넘어서고 연말에는 270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초에 비하면 무려 700억 달러가 늘어나는 것이다. 외환보유액 증가폭은 국제통화기금(IMF) 주요 회원국 가운데서도 가장 크다.

 연간 증가규모가 덴마크, 폴란드, 터키, 우루과이의 외환보유액과 맞먹을 정도라고 하니 한국의 경제회복 속도만큼 놀랄 만하다.

 외환보유액은 국제 금융위기 등 외부충격을 막아주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걸핏하면 외환위기설에 시달려온 우리로서는 외환보유액 사상 최대 기록이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다.

 외환보유액이 크게 증가했지만 적정 규모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외환보유액을 더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과 인위적인 확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론이 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리먼 사태 직전인 작년 8월말 2432억 달러에 달했다. 환란을 겪은 1997년말 89억 달러에 비하면 천양지차이다.

 그래도 막상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자 국내 금융회사들의 외화조달 길은 막히고 외국자본은 이탈조짐을 보였다.

 단기 외화조달시장에서도 달러가 자취를 감춰 버렸다. 일본, 중국, 미국 등과의 통화스와프 확대로 급한 불은 껐지만 세계 6위 외환보유국이라는 명성은 무색해진 것이다.

 리먼 사태보다 더 큰 대형위기가 닥치면 지금의 외환보유액으로도 감당하기 어렵다는 확충론의 배경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3000억 달러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시장에서 달러화를 사들여 무리하게 외환보유액을 늘리면 환율조작국 오명을 쓸 수도 있음을 지적한다.

 또한 시중 통화량이 증가해 물가를 자극할 수 있고 이를 막기 위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면 이자비용이 만만치 않은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큰 소규모 개방경제다.

 그러다 보니 외부충격에 쉽게 흔들린다. 1997년 환란을 겪은 우리로서는 외환보유액에 관한한 ‘다다익선‘이라는 심리가 깔려있다.

 그러나 외환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외환보유액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금융회사의 외환건전성이다.

 금융권의 과다한 차입과 지나치게 높은 단기외채 비중은 유동성 위기의 뇌관이다.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터지기 쉽다.

 은행들이 상환 능력이나 만기에 관계없이 과도하게 외화를 차입한 까닭이다.

 환율변동과 신용경색에 취약한 금융권의 외화차입 구조를 개선하는 등 외환건전성을 높여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성장 동력 등 우리경제의 기초체력을 키워야 위기설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뉴스검색제공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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