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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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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2.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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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공(牛公) 그 느림의 미학
― 느리되 당당한 우공의 행보처럼

                   강 현 순

희망찬 기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리산 자락에도, 남해 파도자락에도
새날의 푸른 예감이
등비늘을 반짝입니다
420만 도민의 가슴가슴마다
새로운 꿈과 희망이 활짝 피어납니다
삶의 모서리에 다친 당신의 어깨를 다독이며
우리가 누군가의 따뜻한 이웃이고 사랑인
아름다운 약속을 키워가고 싶습니다
일찍이 60년대 영농의 상징이었던
저 황소 한 마리의 무게를 아십니까
느림의 미학, 우둔하면서도 묵묵히
제 갈 길을 가는
저 정직한 고삐의 참뜻을 아십니까
때로는 우리의 상심 기댈 언덕이 되어주고
우렁찬 침묵으로 고향하늘을 지켜온
저 횃불 같은 두 눈!
올해는 소의 해입니다
소는 자신의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어떤 허튼 소리로
국민의 마음을 흩뜨릴 때도
소는 말없이 인내를 지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제소리가 아닌 남의
소리를 흉내내느라 온통 요란스럽습니다
우리 모두가 상대를 배려하는
상생 공존의 삶
소통의 문화를 가꾸어 나갑시다
서로가 서로에게 닫힌 문을 열고
마음속 깊은 자리에
촛불 한 자루 밝히듯
올해는 희망을 노래하는 한해
꿈과 행복을 예약하는
살기 좋은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소처럼 느리되 중심을 잃지 않는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고 의연하게 걸어가게 하소서

강현순

▷1993년 ‘한국수필’로 문단 데뷔
▷한국수필가협회 이사ㆍ경남수필문학회장 역임
▷현재) 경남문인협회ㆍ창원문인협회ㆍ한국수필작가회 이사, ‘경남문학’ 편집위원
▷‘남명문학상신인상’, ‘경남문학상신인상’, ‘경남문학우수작품집상’, ‘부산한국수필문학상’ 수상
▷수필집 : ‘좋은 예감’, ‘세 번째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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