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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놀’과 함께 떠내려간 정책선거
‘페놀’과 함께 떠내려간 정책선거
  • 승인 2008.03.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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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별 공천 일정이 숨 가쁘게 진행되면서 공천 결과에 사활을 걸었던 예비후보들의 ‘혈투’가 눈물겨울 정도다.

한나라당 우세지역인 경남지역의 경우 2차 공천심사 발표가 임박해지면서 막판 ‘공천로비’도 그 만큼 치열하다.

그들 예비후보들에게 정책이나 선거공약을 물어보는 것 자체가 지금은 ‘후안무치’한 행동이라도 되는 것 처럼 마냥 선거문화 오염도가 도를 넘었다.

그렇다고 공천경쟁에 뛰어들어 ‘로비전’까지 펼쳐야 하는 예비후보들을 탓하긴 곤란하다.

그들에게는 공천 자체가 ‘생존게임’이기 때문이다.

정당은 한 술 더 뜬다.

집권여당이 된 한나라당은 그 동안 넘쳐나는 후보로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었고, 거대 야당이 된 통합민주당은 영남권을 비롯한 열세지역에서 후보기근 양상을 보이면서 ‘인재영입’에만 골몰하고 있다.

이들 양대 정당으로만 본다면 선거일을 불과 한 달여 남겨둔 시점에서도 총선을 대비한 정책과 공약개발은 여전히 뒷전이다.

도무지 ‘정책선거’라는 말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정당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민주노동당만이 정책선거로 당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는 모습이 간헐적으로 눈에 띌 뿐, 나머지 군소정당들은 최소한의 ‘시츄에이션’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책선거의 실종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 동안 한나라당은 가뜩이나 넘치는 후보들의 공천경쟁에 한 명이라도 더 후보를 끌어들이려는 이상한 ‘덧셈정치’로 ‘공천장사’라는 비난까지 샀다.

총선국면 초기 우여곡절 끝에 ‘전략적 합당’에 성공한 민주당 역시 공천 일정이 시작되자 마자 ‘호남 물갈이론’으로 국민의 관심을 ‘텃밭정치’로 끌어 내렸다.

양대 정당은 17대 원내정당으로서 18대 총선을 정책선거로 발전시켜야 할 최소한의 정치 도의적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이들 정당이 앞장서서 정책선거를 ‘낙동강 페놀’과 함께 떠내려 보내고 있다.

이런 정당정치와 선거문화에 억장이 무너진 국민들이 내달 9일 어떤 선택을 할 지 두고 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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