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3 22:33 (목)
박형준 부산시장님, 경남이 '물'로 보이십니까
박형준 부산시장님, 경남이 '물'로 보이십니까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4.04.21 2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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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약에 대한 분노는 상생이 아닌 전략
도내 곳곳을 찔러대는 취수원 개발난
도민 동의 전제되지 않으면 분란 자초
가덕도 공항쯤으로 착각한다면 '오산'
의령 협약 앞서 경남도 의견 구했어야
박재근 전무이사
박재근 전무이사

상생(相生), 서로 북돋우며 잘살아보자는 협약에 도민이 왜 분노할까?. 상생이라면 오죽할까만, 농산물 구매 등을 내건 전략적 지원 방안은 도민 피해 우려에도 부산시의 목적달성을 위한 협약이란 점에 도민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물론 의령군도 이를 모를 리가 없겠지만, 부산시의 목적보다는 협약 카드를 빌미로 한 명분론에 치우친 게 화약고를 잘못 건드린 결과를 자초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시가 경남도내 타 시군을 제치고 의령군을 찾은 이면에는 부산물공급 등을 위한 경남도 내 취수 예정지역인 합천 창녕군과 상류 지역인 거창군 등의 반발을 뒤로하고 의령군과의 상생협약을 전제로 한 물 공급 목적을 위한 전략적 수단임은 부인할 수 없다.

이는 전략이 아니라 해도 경남과의 '물 전쟁'을 도내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우를 범했고 또다시 도민 분노에 불을 지핀 결과이다. 부산시의 이 같은 이면에는 항시 경남 출신 부산 거주 기업인이 등장한다. 부산시·의령군과의 협약에 동행한 부산상의 회장의 측면지원이 주효했다지만, 영남권의 밀양 신공항 추진을 뭉개고 부산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성사시킨 배경과는 달리, 경남도민 결속력만 더하도록 했다.

그는 "맑은 물 공급을 통해 시민 정주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부산을 살기 좋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 가는 필수 조건"이라 했지만, 취수예정지 경남피해를 먼저 고려했어야 했다. 앞서 또 다른 부산 상공인은 진주 남강댐 물 부산공급을 위해 진주권 여론주도층을 부산으로 초대한 골프회동 등을 통해 전체 도민도 해결하지 못한 맑은 물 공급을 성사시키려 했지만, 되레 도민반발만 산 전례를 되새겨야 했었다. 더욱이 부산시장이 참석한 지난 12일 협약식에 의령군의회 관계자가 함께하지 않은 사실을 두고 '뭔가 쫓기는 구석이 있다는 감(感)을 지울 수 없었다'라는 말도 나돈다.

정부가 추진하는 '낙동강 유역 맑은 물 공급체계 구축 사업'은 1994년 합천댐에서 하루 100만 톤 식수 공급 대책'이 무산됐다. 2008년에는 남강댐 65만 톤, 강변여과수 68만 톤 등 하루 133만 톤 개발도 도민 반대 물 부족 문제 등으로 무산됐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의령군에서 하루 22만 톤, 창녕군에서 하루 49만 톤의 강변여과수를 취수하고, 합천군 황강 복류수 19만 톤 등 90만 톤을 개발 부산 경남 동부권 공급방안을 마련했지만, 도민들의 반발로 계획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계는 이 방식은 근본 대책으로 볼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인공습지를 통한 자연정화 같은 대안 필요성이 거론되는 만큼, 만약 경남에 부산취수장이 들어선다면, 부족분에 대한 또 다른 도내 취수장 개발도 나설 것이란 반응도 있다.

또 정부가 함양군 휴천면 문정리에 지리산댐(문정댐) 건설을 추진하면서 영남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해당 지역 지자체는 물론 전북도의회와 남원시의회까지 백지화를 요구하는 등 갈등이 커졌다. 댐 건설을 반대하는 측은 환경 파괴와 경제성 결여, 국가명승지로 지정해야 할 용유담 수몰, 지리산 경관 훼손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 같은 분쟁을 우려, 도민들은 "황강 하류를 광역 취수원으로 하는 것은,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을 포기한 정책이다"라며 "통합 물 관리 방안은 유해 녹조 저감 대책을 마련 등 자연성 회복이 최우선 과제"란 반응이다. 또 "경남지역 취수로 공급하는 물량 부산공급도 48만㎥/일인 만큼, 경남을 벌집 쑤시듯 한 취수원 개발에 나설 게 아니라 잔여분이 아닌 전량 초고도 처리 수로 공급하란 주장도 나온다.

도민들은 "정부가 4대강 살리기와 보 건설을 통해 낙동강 물이 맑아지고 수량도 많아진다고 홍보하고는 부산취수원을 경남으로 이전하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는 지적이다. 이같이 부산물공급 등을 위한 도돌이표 계획은 언제 또다시 남강댐 숭상에 따른 물 공급 계획으로 바뀔지 모르는 만큼, 취수원 확보전은 분쟁을 넘어 전쟁이나 다름없다. 실제 대구 경북도 그렇고 경기도 평택과 용인, 전남 보성강 댐 물 공급에 고흥과 보성군이 반대하는 등 전국이 물 분쟁으로 난리 통이다.

물을 공공재로 보느냐 아니면 소재지 해당 지역에 소유권이 있느냐는 근원적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방분권화로 수자원 관리·소유권에 대한 인식이 '국가'에서 '우리 지역'으로 바뀌면서 물 분쟁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그렇기에 전략적 상생에 우선할 게 아니라 수혜지역 주민들이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대가를 지급하는 장치가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하는 게 기본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의령 현장을 둘러보는 등 상생협약에 앞서 경남도 의견을 먼저 구했어야 했다. 경남도 입장은 '도민 동의'가 전제란 견해를 이미 밝혔다. 상생이라 해도 수단은 목적에 적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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