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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객전도된 김해상의 신년인사회
주객전도된 김해상의 신년인사회
  • 승인 2008.0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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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김해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08 신년 인사회가 조금 이상했다.

지역 상의가 주최하는 신년회는 관내 상공인들을 위한 자리로,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덕담을 하고 인사를 나눠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날 기자의 눈에 보인 신년회는 정치판도, 딱딱한 관공서 시무식도 아니었다.

대선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서민들의 대표를 선출하는 18대 총선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현 시점에서 삼삼오오 모여 정치얘기가 꽃피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

하지만 경제 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진 2008년 상공인들의 신년 인사회가 정치판으로 변질된다면 곤란하다.

이날 신년회가 열린 상공회의소 1층 로비는 자신을 알리고 싶어 하는 지역 정치인들의 명함 돌리는 장소로 전락했고 정치인들과 기관장들의 인사말도 정치색이 너무 짙어 실망스러웠다.

상의 부회장, 시장, 국회의원 2명, 시의회 의장으로 이어진 지역 인사들의 신년 인사말은 너무 지루했을 뿐만 아니라 각종행사에서 유명 인사들의 소개와 인사말을 제외시키자는 지역 여론과도 맞지 않았다.

선채로 음식을 먹어야 하는 뷔페식 신년회에 참석한 상공인들은 유명 인사들의 신년사를 듣는다고 30여분을 허비해야 했고 상의가 준비한 고급음식들은 신년회가 끝난 후 상공인들이 모두 떠나버려 대부분 낭비됐다.

또 상공인들의 신년회는 지역 상공인들이 주인공이어야 하는 게 마땅하지만 이들이 포진돼야 할 자리는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등 정치인들과 기관단체장들이 대신해 주객이 전도된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물론 46만 김해시민의 대표인 정치인들과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장들을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상공인들의 신년 인사회만이라도 지역상공인들이 정치인들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해 상의에 소속된 상공위원은 42명이다. 하지만 박연차 회장을 비롯, 이들 중 과반수는 이날 신년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혹시, 불참한 상공인들은 자신의 자리가 없어서, 또는 정치판으로 변질된 신년 인사회가 부담스러워 참석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

상공인들은 배제시킨 채 ‘지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기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리를 높이던 상의의 신년사는 공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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