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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한국 축구의 간판 스트라이커였던 최순호(45) 감독이 이끄는 미포조선은 2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7 내셔널리그 챔피언 결정 2차전에서 수원시청에 4:1로 승리를 거둬 1,2차전 합계 2승으로 K-리그에 승격할 기회를 잡았다.
미포조선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요구하는 가입비 10억원과 축구발전기금 10억원을 납부하고 경기장 시설 및 구단 운영계획 등의 조건을 갖춘 뒤 K-리그 심사를 통과하면 2008년부터 프로무대에서 뛸 수 있다.
실력과 선수 구성면에서 본다면 미포조선은 K-리그에 진출하더라도 프로축구 팀에 비해 전력이 크게 밀리지 않는다.
전체 선수 32명 가운데 4명이 프로에서 뛴 경험을 갖고 있으며 공격과 수비, 미드필더진도 실업축구에서 최강으로 손꼽힌다. 매년 내셔널리그 우승 후보로 꼽히는 미포조선은 2007 내셔널리그 전반기와 통합 순위에서도 1위를 확정했다.
그러나 내년부터 K-리그에 바로 진출하기에는 풀어야 할 게 많다.
재정이 탄탄한 현대중공업을 모기업으로 둔 미포조선은 연맹에 납입할 20억원 자금 마련에 고민이 많지 않더라도 우선 연고지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미포조선과 같은 연고지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두 팀 중 뒤늦게 프로에 뛰어들 미포조선이 연고지를 옮길 가능성이 큰 데 연고 도시를 새로 선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또 미포조선의 승격에 대한 구단의 태도가 갑자기 미온적으로 바뀐 점도 의아스럽다.
노흥섭 미포조선 단장은 우승 직후 “전격적으로 승격문제를 검토하겠다. 챔피언결정 1차전이 어지럽게 치러진 상황에서 회사에서는 꼭 프로로 가야하는 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챔피언전이 안타깝게 끝나 걱정이다”면서 “연고 이전에 대한 검토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선수영입도 큰 문제다. K-리그 팀의 경우 보통 40명 안팎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포조선은 30명을 조금 넘을 뿐이어서 외국인 선수를 비롯해 새로운 선수 영입에 적지 않은 돈을 쏟아 부어야 할 판이다.
K-리그가 요구하는 경기장 시설이나 구단 운영 계획 등 각종 구비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해당 연도에 승격을 할 수 없어 새 연고지에서 적극적인 마케팅도 요구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