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하던 운전기사도 “반갑습니다” 인사 ‘화기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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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천으로 말끔하게 단장한 좌석뿐만 아니고 버스 실내 분위기가 확 달라졌기 때문이다.
평소 무뚝뚝하던 운전기사가 단정하게 넥타이를 매고 “반갑습니다”며 인사를 할 때는 당황스런 느낌마저 들었다.
게다가 요금함 옆에 사탕 바구니까지 놓인 것을 보고는 관광버스를 잘못 탄 것은 아닌지 착각할 정도였다. 김씨는 운전기사가 사탕 한 개를 집어주는 바람에 엉겁결에 받아들고 자리를 잡았다.
이날 첫 시행된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일단 출발이 상큼해서 오늘 출근길은 사탕 보다 더 달콤한 기분을 맛 볼 수 있었다.
옆자리에 앉은 강모(32·여)씨도 “시내버스 실내가 평상시보다 깨끗해졌고 훨씬 더 편안한 것 같다”며 “그동안 버스에서 볼 수 없었던 사탕까지 놔둬 하나 먹었더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고 말했다.
버스기사 이동훈(35)씨는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기도 했지만 자꾸 인사를 해보니 오히려 자연스러웠다”며 “진작 이렇게 손님들에게 인사를 할 껄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산시가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16일 오전 5시부터 시행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행 첫날 버스를 탄 시민들의 표정은 대부분 한결 밝았다.
시민 허모(42)씨는 “많은 세금을 들여 우여곡절 끝에 시행하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인 만큼 한층 더 친절한 서비스와 배차시간을 어기지 않고 제때 운행하면서 과속·난폭운전을 하지 않는 안전운행의식도 함께 정착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중에는 마산시내 전체 시내버스 333대 중 109대만이 준공영제차량으로 운행되고 마산시와 공동배차구역인 창원지역을 오가는 224대는 준공영제에 참여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윤모(59)씨는 “일부 차량만 준공영제를 실시해 실효를 거둘지 의문”이라며 “이왕 많은 세금을 감수하면서 시행되는 준공영제인 만큼 파업 등으로 얼룩졌던 시내버스 노사가 이제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서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길 바랄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