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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파견된 교민 국가유공자로 지정해야”
“독일 파견된 교민 국가유공자로 지정해야”
  • 승인 2007.06.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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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이영석 교수, 2일 한국독일어문학회 춘계학술대회서 주장
“그에 걸맞은 대우 해주는 것이 고국이 해야 할 마땅한 도리일 것”
1960~70년대 독일로 파견됐던 광부·간호사 들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고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생의 황금기를 ‘가난한 나라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로서 이방인의 삶을 살면서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명확하게 기여한 이들 광부·간호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상이 거의 없었던데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경상대학교 인문대학 이영석(독어독문학과) 교수는 1일과 2일 경상대학교 남명학관에서 열린 한국독일어문학회 2007년도 춘계 학술대회에서 ‘재독 교민의 한국 기억’이라는 제목의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재독일 교민들이 남긴 다양한 기록물과 직접적 진술을 통해 이들이 한국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전형을 추출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재독일 교민들이 발간한 저작물들과 인터넷 게시물, 교수가 직접 인터뷰한 독일 교민과의 면담 녹취록을 면밀히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재독일 교민들의 모국에 대한 기억은 가난과 비위생, 부패라는 ‘원형기억’에서 독재정권과 무분별한 생활문화에 대한 비판이라는 ‘생성기억’으로 나아갔다가 경제성장과 민주화, 소외의 정체성이라는 ‘재구성기억’에 다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1960년대 도무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가난과 무질서만 가득한 조국에 대한 부끄러움과 연민의 감정에서 현재는 자신보다도 더 크게 변한, 정치적으로 민주화하고 경제적으로 성장한 고국을 마주하고 있다”면서 “그러면서 그들은 대개 자신의 기여를 떠올린 자긍과 자신들을 뒤돌아봐 주지 않는 고국에 대한 서운함이 교차하는 양면 감정을 토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영석 교수는 “그동안 한국이 이룩한 많은 변화는 독일 교민들에게는 새롭게 적응해야 할 당혹의 소재가 된다. 특히 경제·정치 발전은 정체성 혼란을 부를 정도이다”면서 “그것은 그간의 기억에 대한 새로운 수행을 요구하고, 그간의 기억에 대한 조정을 요구하고 그런 조정 과정을 거쳐 재구성된 기억은 이제 한국의 경제 발전의 주역이었지만 온당하게 대우받지 못하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한탄과 호소를 내놓는다”고 분석했다.

이에 그는 “60-70년대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명확하게 기여한 이들 파독 광부와 간호사를 국가유공자로 지정하고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 주는 것이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정치적으로 민주화된 고국이 해야 할 마땅한 도리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독일어문학회 첫째 날인 1일 오후 2시부터 남명학관에서는 이영석 교수를 비롯해 이덕형(경북대) 교수가 ‘기억과 침묵-독일 원로 지식인들의 나치 과거’, 전진성(부산교대) 교수가 ‘문화적 기억 연구의 의의’에 대해 각각 기조강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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