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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에 묻어둔 이야기’
‘가슴속에 묻어둔 이야기’
  • 승인 2007.0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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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찾아가는 한글교육 작문집 발간
“내 나이 벌써 73살이구나. 시대적으로 그 시대 여자는 교육을 시키지 안터구나. 그래서 우리는 나라 글을 배우지 못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단다.‘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나에게도 기회는 찾아 왔었단다”

남해군이 지난해 11월 8일 개최한‘찾아가는 한글교육’글짓기 대회에서 영광의 대상을 차지한 차선심 할머니(74, 서면 염해마을)가 평생 글을 몰라 안타까웠던 심정과 뒤늦게 문맹의 그늘에서 벗어난 기쁨을 딸에게 표현한 편지글이다.

이날 글짓기 대회에는 팔순이 넘는 노인이 아들, 딸, 그리고 이 세상을 떠난 친정어머니와 남편에게 쓴 사연 많은 편지 등 맞춤법은 틀리지만 정성들여 쓴 가슴 뭉클한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군은 이들 글 가운데 입상작 25편과 찾아가는 한글교육을 통해 글을 깨친 노인들이 하영제 군수에게 보내 온 감사의 편지글들을 한데 모아‘가슴속에 묻어둔 이야기’라는 작문집을 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신은 55년 동안 어떡게 지내고 있소. 우리가 만나면 얼굴을 알아 볼 수 있을가요?. 훈날 나도 당신찾아 하늘나라가면 나를 찾아 주소. 우리 만날때까지 편이 게싶시오”

박상엽(76, 고현면 대사) 할머니가 뒤늦게 한글을 배워 55년 전에 사별한 남편을 그리며 처음으로 쓴 편지글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의 하모니를 이루기도 했다.

군데군데 맞춤법은 틀리지만 연필로 꾹꾹 눌러쓴 글에는 50년 넘게 그리움으로 남아있던 한 맺힌 할머니의 속내가 묻어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이번 작문집에는 그동안 글을 몰라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사연 많은 글들과 함께 한글교육 수업광경과 가슴 뭉클한 글짓기 대회 모습, 기초반 과정 수료증을 받고 눈물을 훔치던 늦깎이 학생들의 수료식 사진이 함께 실렸다.

떨리는 주름진 손을 애써 진정시키며 배움의 한을 풀어내던 노인들의 감동어린 모습을 이번 작문집을 통해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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