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6:39 (금)
‘아시안게임 2위…’
‘아시안게임 2위…’
  • 승인 2006.12.15 2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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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저력을 보여줬다”
박태환 등 ‘국민영웅’ 등극, 프로 선수들 ‘몰락’
심판 편파 판정 등 스포츠 정신 상실된 대회 운영
40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대전. 32년 만에 중동에서 열린 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이 15일 막을 내렸다.

‘일생의 게임(The game of your life)’이라는 이번 대회 모토처럼 각국 선수들은 저마다 조국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다.

어이없는 심판의 편파 판정 등, 오일 달러와 개최국 이점으로 무장한 중동의 텃세가 한국의 발목을 잡는 등 대회 환경은 불리했지만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의 골드러시 속에서도 일본과 치열한 2위 다툼을 하며 금 58, 은 53, 동 82개의 메달로 금메달 50개를 획득한 일본의 추격을 뿌리치고 종합 2위의 목표를 달성했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종합 2위에 오른 것은 8년전 방콕대회에 이어 3회 연속이자 통산 7번째이다. 대회 초반만 해도 2위 수성이 쉬워 보이지 않았다. 개막과 함께 예상대로 금메달이 터지지 않아 목표치는 계속 하향 조정됐다. 메달 레이스에서도 10일까지 일본에 처져 3위에 랭크됐었다.

역전극이 연출된 것은 지난 11일. 양궁과 골프, 태권도에서 금메달이 쏟아지며 일본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일본은 믿었던 공수도와 육상에서 참패를 해 금메달 획득 페이스가 둔해졌다. 이후 한국은 레슬링과 사이클, 여자핸드볼에서 금을 수확하며 일본과의 격차를 벌렸고, 남자하키와 남자배구 우승 등으로 종합 2위를 확정지었다.

한국 선수단의 정현숙 단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의 저력을 보여줬다. 단장 입장에서 그동안 수고한 각 종목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단장은 15일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먼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 김형칠 선수 생각이 많이 난다. 마음이 아프고 유가족분들에게 죄송하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도와주신 국민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 스포츠 정신 상실된 AG 대회 운영
도하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DAGOC)는 이기적이고 주먹구구식으로 대회 운영을 했다. 가장 형편없는 대회 운영이 드러난 대목은 바로 편파 판정이었다.

한국 남자핸드볼은 쿠웨이트전과 카타르전에서 어이없는 심판의 판정으로 제대로 경기도 치르지 못하고 패했다. 한국 남자 축구도 갑작스런 경기장 변경에 어리둥절 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한국 승마 대표단의 고 김형칠 선수의 낙마 사고가 오전 10시20분께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11시까지 계속 진행했다.

▲ ‘3대 프로선수 구기 종목은 죽었다!’
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은 시작부터 한국이 출전한 프로선수 중심 구기 종목이 비틀거려 대회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켰고 선수단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유는 분명했다. 소위 3대 메이저 스포츠라는 구기 종목에서 한국이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평소 눈길을 끌지 못했던 수영 사이클 등 기록종목과 요트 펜싱 같은 비인기종목 등은 선전한 반면, 프로선수들이 중심이 된 축구와 야구, 농구 등 3대 구기 종목은 그야말로 죽을 쑤었다.

밤잠을 설치면서 TV중계를 지켜본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낄 정도였다.

▲ 스타 명암-박태환 웃고 유승민 울었다
지난 1일 개막해 15일간의 대장정을 걸어온 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에서도 스포츠 스타들이 웃고 울었다.

이번 대회가 낳은 최고 스타는 단연 박태환(17.경기고)이다.

박태환은 남자 자유형 200m, 400m, 1500m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지난 82년 뉴델리대회의 최윤희 이후 24년만의 수영 3관왕에 등극했다.

또한 자유형 100m(은), 400m 계영, 800m 계영, 1600m 계영(이상 동)에 출전해 메달 4개를 더 목에 걸며, 단일 대회 개인 최다 메달 기록(7개)을 세웠다.

반면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삼성증권)은 탁구 남자 단체 및 개인전에 출전했으나 모두 중국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 폭행, 약물, 사망사고 등으로 얼룩진 도하대회
32년만에 중동에서 열린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은 각종 사건과 사고, 오심과 텃세로 얼룩진 대회로 기억될 것 같다.

중국에 이어 종합 2위를 달성한 한국 선수단에게는 더욱 쓰라린 아픔이 많았던 대회였다.

한국 승마 종합마술 대표팀의 故 김형칠(47)선수가 지난 7일 크로스컨트리 경기 도중 말에서 떨어져 두개골 골절로 인한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

또 선수촌 실내까지 물이 들어 찰 정도로 쏟아진 사막의 거센 빗줄기, 중국 당구선수들의 폭행사건과 금지약물 복용까지 여러 가지 사건과 사고가 이어졌다.

▲ 세계기록 7개 뿐인 도하AG
지난 74년 이란 테헤란대회 이후 중동에서 두 번째 아시안게임이 열렸으나 각국 선수들의 기록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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