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6:08 (토)
전북, ‘아쉬웠지만 아름다웠던 도전’
전북, ‘아쉬웠지만 아름다웠던 도전’
  • 승인 2006.12.12 2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4강’을 꿈꿨던 전북 현대의 도전은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의 벽에 막혔다.

경기 내용상 석패 보다는 완패에 가까웠던 게 사실. 하지만 후반전만 놓고 본다면 아쉬움이 짙게 남은 한판이었다.

전북은 전반 내내 멕시코의 강한 압박과 빠른 템포, 화려한 드리블링, 감각적인 패스에 당황, 10번이 넘는 위기를 자초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시작 전부터 기가 눌려, 위축된 플레이를 펼쳤던 것도 한 요인이었다.

이에 최강희 감독은 왕정현을 빼고 보띠를 교체 투입했다. 경기 휘슬이 울린 지 29분만이었다. 자신의 전술 카드가 패착임을 깨닫고 곧바로 변화를 주는 용단을 발휘한 것이다. 보띠가 그라운드에 들어선 이후, 전북은 미드필더서 점차 안정세를 찾았다. 어느 정도 자신감을 찾은 전북은 후반 들어 180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

임유환과 김현수는 중원서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패스를 끊고 일방적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또 체력적인 우위를 점하며 상대를 몰아붙였다.

제칼로는 파괴력있는 돌파와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아메리카 수비진을 곤혹스럽게 했다. 김형범, 정종관의 좌우 돌파와 보띠의 중앙 침투로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아메리카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파울로 이를 끊기에 바빴다.

후반 7분과 후반 25분 결정적인 골찬스를 잡았던 보띠와 제칼로의 슈팅이 골키퍼 길레르모 오초아의 선방에 막히지 않았다면, 경기 분위기는 전북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경기장을 떠나갈 듯 “아메리카”를 외쳐대던 아메리카 응원단도 찬물을 끼얹듯, 일순 고요한 침묵이 흘렀다.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메리카에 불의의 실점을 허용하며 패했으나 전북의 강인한 모습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또 이번 대회에 들러리로 참가한 게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며 아시아 대표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꿈의 대결이 무산됐고 선수들 모두 패배에 짙은 아쉬움을 표했지만 전북 선수들의 뒷모습은 여전히 당당했다. 일본 축구팬들도 그들을 향해 힘찬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전북의 12월 도전기는 그렇게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