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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배영초등학교 부지 재활용 문제 논란
옛 배영초등학교 부지 재활용 문제 논란
  • 승인 2006.11.2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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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품에 다시 돌아와야 … ‘교육 역사박물관’도 하나의 대안”
경남도교육위 15일 임시회서 진주교육청·보건소 공동이전 불가 결정
진주시 “공동사용 최선책 … 이젠 배영초 부지에만 얽매이지 않아”
옛 배영초등학교의 부지를 두고 추진돼오던 진주교육청과 진주보건소의 공동이전에 대해 ‘불가’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양 기관의 자존심 싸움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경남도교육위원회 임시회에서 교육위원들은 옛 배영초 부지에 대한 진주교육청과 진주보건소 공동 이전에 대해 결국 ‘불가’결정을 내렸다.

이 자리에서 교육위원들은 “현 3,740평의 부지에는 양 기관이 들어서기에는 좁다”며 “하나의 기관이 모두 사용하는 것이 현실성이 있으며 미래를 봐서도 그렇게 해야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따라 수년간 두 기관이 머리를 맞대 최선의 결과를 낸 것에 대해 ‘딴지’를 거는 교육위원들에 대한 볼멘 목소리도 높다. 또한 지난 1998년 배영초가 이전하면서 방치돼 오던 학교 부지의 다양한 활용방안과 함께 지역민을 배제한 기관끼리의 밀실협상 의혹까지 더해지고 있다.

△ 진주시는 2년여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마당에 더이상 배영초 부지에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진주시 회계과 관계자는 “2년여동안의 협의 끝에 최선책으로 찾은 것이 양 기관이 공동으로 부지를 사용하는 것이었다”며 “이젠 시는 굳이 배영초 부지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현 교육청이 빠른 시일내에 옮겨가야 그 부지를 매각 등으로 활용해 여타 부지를 물색할 수 있다”며 “보건소를 시의 서부에 위치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주시에서는 여타 대안이 없는 이상 더이상 구 배영초 부지에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현 교육청을 하루빨리 비워 그 부지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배영초 부지 공동활용방안에 대해 교육위원들이 반대 의사를 밝힘에 따라 진주시교육청에서도 뚜렷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진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역 교육청에서 제안을 할 뿐이지 결정은 도교육청과 교육위에서 할 수 있다”며 “제안에 대해 불가 결정이 내려진 이상 또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에서도 대책 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어떠한 제안이 오더라도 검토 후 도교육청 등과 상의하겠다”는 입장만을 보였다.

이번 배영초 부지 공동이전 방안에 대해 불가 결정이 내려지면서 교육청 이전은 먼 미래의 일이 되고 말았다.

교육위 통과 자체가 무산된 후 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임시회에는 상정할 수 없으므로 내년에나 또다시 이전 문제가 나올 것”이라며 “미뤄지면 미뤄질수록 교육 수혜자인 학생들만이 피해를 볼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절대 부족한 현재의 진주교육청 부지로 인해 이전문제가 조기에 매듭지어지지 않을 경우 민원인들의 불편은 물론 진주지역 교육여건 개선에도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

또한 부족한 교육예산의 특성상 현 배영초 전체 부지 3,740평에 교육청과 교원연수시설 등이 건립될 경우 만만찮은 비용도 문제점으로 남는다.

△ 학교 부지 활용에 대해 지역민들의 의사를 무시한채 양 기관이 협의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역민들은 또다시 금성초등학교가 이전할 당시와 같은 갖가지 잡음이 벌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한 교육도시 진주의 위상 등을 고려해 볼 때 꾸준하게 건립 계획이 제기돼 온 ‘교육역사박물관’을 이곳 부지에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시민 류범형 씨는 “예전 배영초가 처음으로 만들어 질 당시 지역 유지들이 십시일반 기부를 한 것이 현재 남아 있는 부지”라며 “여러가지 일로 교육청에 등기 이전이 돼 있지만 그 곳은 진주시민들의 땅”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땅을 자신들 마음대로 이렇게 분할했다 하는 것은 진주시민들을 우롱하는 행위”라며 “지역 유지들의 피땀이 들어간 곳을 이젠 시민들의 품에 다시 돌려 줘야 한다”고 말해다.

그는 문화 교육의 도시 진주의 위상을 생각해서라도 부지에 ‘교육역사박물관’이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의 도시라는 슬로건은 있으나 정작 교육과 관련한 시설 등은 없다는 것.

그는 “진주시민들이 소외된 마음을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도시의 위상에 걸맞게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는 박물관 건립이 있어야 한다”며 “항상 소외받아온 진주에 교육의 역사와 민속자료, 미술관 등이 함께하는 종합 박물관 형식의 박물관이 건립되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에서도 옛 금성초등학교 이전당시 일었던 갖가지 잡음이 또다시 재현될 것이라며 이제 배영초 부지는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금성초등학교 부지 매각 당시 그렇게 반대했는데도 매각후 지금은 현실은 어떠한가. 도심의 흉물처럼 방치된 마레제 백화점만이 남아있지 않느냐”며 “이번 배영초도 미래를 내다보지 않는 근시안적 행정이 또다시 되풀이 된다면 시내의 또다른 흉물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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