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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권, ‘호남올인’ 속내는?
여야 정치권, ‘호남올인’ 속내는?
  • 승인 2006.11.0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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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을 무려 1년 2개월 가량 앞둔 상황이지만 여야 정치권은 벌써부터 사실상의 ‘대선모드’에 돌입했다.

차기 대선과 관련 중요 변수 중 하나는 역시 호남 표심이다.

역대 대선과 총선 결과를 돌이켜보면 호남지역의 표심은 수도권으로 연결되면서 영남 표심과 함께 선거판세를 예측할 수 있는 양대 기둥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내년 12월 대선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차기 대선과 관련한 주요 지표에서 호조를 보이는 한나라당은 물론 정권재창출 전망이 지극히 불투명한 열린우리당 역시 호남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호남에서의 지지세 확산을 통해 2% 부족한 약점을 보완, 대선 승리를 사실상 굳히겠다는 것.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열린우리당은 호남에서의 지지 복원을 통해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차기 대선과 관련한 한나라당의 상황은 현재 이보다 좋을 수 없다는 말로 표현된다. 박근혜·이명박·손학규 등 빅3 대권후보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물론 정당 지지율 역시 5·31 지방선거를 이후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이명박 등과 함께 차기 레이스 3강 구도를 형성했던 고건 전 총리가 지나치게 신중한 행보를 거듭, 국민적 관심에서 멀어지며 추락하는 것도 한나라당의 정권 탈환 가능성을 점차 높여주고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의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처지다.

‘정치개혁’과 ‘지역구도 타파’를 명분으로 100년 정당의 실현을 꿈꿨지만 불과 창당 3년 만에 해체 직전의 위기에 처해있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17대 총선 이후 각종 재보선에서 사실상 전패에 해당하는 참패를 당한 것은 물론 지도부 역시 당의장만 무려 9번이나 교체되는 시련을 겪었다.

정동영·김근태 등 차기를 노려왔던 대권주자들의 정치적 재기 가능성이 불투명한 가운데 천정배·유시민 등 잠룡으로 거론되는 인사들 역시 과연 어떠한 비전을 통해 박근혜·이명박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뛰어넘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아울러 한나라당의 반토막에도 못미치는 정당 지지율은 물론 인사문제와 정계개편 등 주요 현안과 관련 끊이지 않았던 당청 갈등 역시 열린우리당을 더욱 어려운 처지로 몰아넣고 있다.

한나라당의 입장에서 볼 때 차기 대선에서 호남이 갖는 전략적 중요성은 상당하다.

호남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세 확산은 차기 대선의 승리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것은 물론 사실상 굳히기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

아울러 호남에서의 지지 복원을 바탕으로 한 열린우리당의 뒤집기 시도를 무위로 만들 수도 있다.

범여권 정계개편의 한 축으로 평가받는 고건 전 총리가 지난 2일 충북 청주에서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당 창당 추진을 시사하자 “참여정부의 초대 총리로서 반성과 사과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은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차기 대선을 둘러싼 여야의 주객관적 상황을 종합하면 한나라당은 이미 대선고지의 8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과연 박근혜냐, 이명박이냐?’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누가 되느냐는 결정만 남았다는 다소 성급한 추측이 나돌고 있을 정도다.

다만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는 대세론에 안주, 뼈아픈 역전패를 허용했던 지난 2002년 대선의 악몽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호남 껴안기는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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