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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튼의 영원한 기억… ‘쎄올’
울버햄튼의 영원한 기억… ‘쎄올’
  • 승인 2006.10.3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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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쎄올(Seol)’을 기억한다.”

언제나 기억되고, 좋게 회자되는 사람은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비록 지금은 그곳에 없었지만 여전히 그는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있었다.

영예로운 주인공은 세계 최고의 축구 무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누비는 레딩FC의 ‘스나이퍼’ 설기현(27).
EPL 성공 신화를 한창 써 내려가고 있는 설기현의 발자취를 더듬기 위해 찾은 울버햄튼. 그곳 시민들에게 설기현은 지금도 영웅이었다. 어디를 가더라도 ‘쎄올’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코흘리개 6살 짜리 꼬마부터 80세가 넘은 할아버지까지 이곳에 연고를 둔 울버햄튼 원더러스FC(이하 울버햄튼FC)를 사랑하는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런던에서 약 4시간 가량 떨어진 울버햄튼 코치 스테이션(고속버스 정류장)을 빠져나온 뒤 울버햄튼 대학 캠퍼스를 지나자마자 곧바로 보이는 울버햄튼FC의 스타디움 ‘몰리뉴’(경기장 애칭).

황금빛과 클럽의 상징 늑대 문양이 인상적인 이곳에서 만난 경기장 관리인도, 구단 직원들도 모두가 설기현을 기억하고 있었다. 단순한 립 서비스로 치부하기에는 그들의 표정이 너무도 진지했다.

아직은 그들에게 설기현은 그리 멀지 않은 기억이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지만 이제 고작 3개월 정도 지났을 뿐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6년전인 지난 2000년 벨기에 주필러리그의 로열 앤트워프를 시작으로 유럽에 정착한 설기현은 벨기에 최고 구단인 안더레흐트를 거쳐 4년만인 04년 8월 이곳 울버햄튼FC에 입단했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1호’를 꿈꾼 설기현은 당시 사령탑 글렌 호들 경의 절대적 신임과 절친한 동료였던 잉글랜드 전설적 스타 폴 인스(현 4부 리그 맥클리스필드 감독)의 도움 속에 부쩍 성장했고, 결국 2년만인 지난 8월 이번 시즌 EPL로 승격한 레딩FC로 이적을 하게 됐다.

비록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1호’라는 원대한 꿈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토튼햄 핫스퍼)의 이른 입단으로 인해 무산됐지만 결국 EPL을 향한 목표는 이뤄졌다.

하루 일과의 종료를 알리는 ‘티 타임’(오후 5시)을 넘긴 시간임에도 검은 색 정장에 늑대 배지를 가슴에 달고 밀린 업무에 여념없던 구단 직원들은 한결같이 “쎄올이 이곳을 떠난 것에 대해 누구도 불만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곳 울버햄튼FC 구단 직원들의 믿음은 한결같았다.

몰리뉴에서 맞은 두 번째 해였던 지난 05~06시즌.

설기현이 한동안 부침은 겪었지만 올해 레딩FC로 옮긴 뒤 치른 10경기에서 2골-2도움이라는 좋은 기록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울버햄튼FC에서의 성장과 노력때문이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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