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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장교·전라도 아내 ‘백년가약’
경상도 장교·전라도 아내 ‘백년가약’
  • 승인 2006.10.2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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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맺어 준 인연 ….
육군 205 특공여단 주기원 중위와 임미진씨 21일 결혼
지난해 폭설피해 당시 만남이 인연이 돼 지난 21일 결혼한 주기원 중위와 임미진씨가 박용규 나주부시장(오른쪽), 205특공여단장(왼쪽)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상 최악의 피해를 가져왔던 지난해 폭설사태 당시, 피해복구에 나선 군 장교와 폭설피해 마을 여인이 애틋한 사랑을 키우다 최근 결혼에까지 ‘골인’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육군 제11군단 205 특공여단 주기원 중위(26. 마산시)와 임미진씨(24.나주시 남내동)는 지난 21일 사천시 205 특공여단 헬기장에서 친지들의 축하 속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인의 만남’이라는 의미 이외에 이들의 결혼을 더욱 뜻깊게 하는 것은 지난해 폭설피해 당시 대민지원 장교와 마을 여인의 만남이라는 인연 때문.

이들은 세상이 온통 눈으로 뒤덮였던 지난해 12월 목사골 나주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나주시 노안면 군부대에 주둔하며 나주와 영암지역 폭설피해 복구에 나섰던 주 중위가 마을 인근 목욕탕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임씨와 운명의 만남을 가진 것이다.

주 중위는 피해복구 작업이 끝날때면 파김치가 된 몸을 이끌고 목욕탕을 찾았다. 그것이 인연이었다. 임씨는 당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와 이 곳 목욕탕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이었다.

더없이 친절하기만 한 임씨에게 호감을 가졌던 주 중위의 소속 부대 연대장은 중매에 나섰다.

전라도 아가씨에게 첫눈에 반한 주 중위는 나주에 머무는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목욕탕을 찾았다. 임씨의 어머니도 만났다. 부대가 철수하고 난뒤에는 편지를 주고 받으며 애틋한 사랑을 키웠다.

주 중위의 프로포즈를 받아 들인 임씨. 이들은 지난 5월 함평나비축제장에서 양가 부모 상견례를 갖고 결혼 승낙을 받았다.

농민들에게는 더없이 고통스러운 폭설이었지만 이들에게는 그 설국(雪國)이 운명이었다.

이들의 결혼식에는 박용규 나주시 부시장을 비롯해 나주지역 축하객과 군부대 장병들이 함께 했고 태국으로 달콤한 신혼여행을 떠나는 ‘폭설부부’에게 한없는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임씨의 어머니 김앵순씨(50)는 “처음 사위를 본 순간, 폭설피해 복구에 지쳐 보였지만 듬직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며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줬던 폭설이 인연이 된만큼 오래오래 사랑을 간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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