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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해 콩과 물에 손맛 가미해 청정 메주 생산”
“무공해 콩과 물에 손맛 가미해 청정 메주 생산”
  • 승인 2006.09.26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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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건강장수마을’ 진주시 집현면 정평마을 메주공장 문 연다
25일 100여명 참석 공장 완공식 ‘콩세상 장천지’ 대박 기원
마을 어르신들 농한기 2달동안 소일 할 수 있는 일터 ‘마련’
“판매한 수익금은
“무공해 콩, 집현산의 맑은 물, 특히 촌 할매들의 구수한 손맛이 어우러진 무공해 청정 메주를 만듭니다”

올해 초 농촌건강 장수마을로 선정된 진주시 집현면 정평마을(이장 박만수)에 어르신들의 농한기 일거리가 마련됐다. 마을 주민들의 염원과 진주시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콩세상 장천지’메주공장이 그것.

이번에 만들어진 메주공장은 마을 어르신들이 농한기인 11월과 12월 2달동안 소일 할 수 있는 일터로, 도시민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할매들의 손맛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메주공장 완공식이 있은 25일, 김재경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종갑·김충락 시의원, 지역 유관기관 단체장과 지역주민 100여명이 참석해 ‘콩세상 장천지’의 대박을 기원했다.

콩세상 장천지 메주공장은 정평마을이 2006년도 진주시 농촌건강장수마을로 선정됨에 따라 주민자립기반 조성을 위해 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공장건물을 신축, 이날 준공식을 갖게 된 것이다.

메주공장은 정평마을회 소유농지 310㎡(94평)의 부지에 35평 규모의 공장건물을 신축하기 위해 지난 3월 신축공사를 착공해 4개월여에 걸친 공사 끝에 8월말 공사를 완료했으며, 메주가공 작업장과 건조실, 발효실 등 시설을 갖추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순수 국산콩으로 된장과 간장, 청국장 등을 직접 생산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메주를 발효시키는 발효실은 내부를 황토로 만들어 최상의 메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했다. 조상의 지혜를 살린 전통기법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마을 이장이며 메주공장의 대표를 맡은 박만수씨는 “우리 정평마을은 젊은 층보다 노인이 많이 살고 있는 전형적인 고령화 마을로 가을 추수가 끝나면 몸은 건강하지만 일거리가 없어 무료한 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지금부터 왕년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이어 “우리 정평마을 어르신들의 오랜 바램이던 농촌건강장수마을 일거리 사업이 오늘 준공돼 정말 뜻 깊은 날이 아닐 수 없다”며 “농촌건강장수마을 건립은 지난 2006년 2월 ‘노인 일거리 및 소득원 개발’을 위해 정평마을에서 관련 사업의 지원을 적극 건의했다”고 말했다.

정평마을은 현재 우리 농촌의 현실을 반영하듯 170여명의 주민 중 80여명이 65세 이상인 고령마을이다. 특히 진주지역의 대표적인 장수마을이기도 하다. 마을 어르신들의 말로는 집현산의 맑은 물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했다.

장수마을의 맑은 물과 어르신들의 손맛으로 만들어질 메주. 생각만 해도 구수하고 정감이 넘쳐 흐른다.

박만수 이장은 “메주를 판매해 만들어지는 수익금은 마을 공동재산으로 몸이 아프신 어르신들이나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며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수익금 등으로 찜질방을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평마을은 산과 산이 어우러진 골짜기에 생성돼 있어 일조건이 열악해 비닐하우스 등 특용작물을 재배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이로인해 농가소득이 적으며 벼농사를 위주로 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특히 벼농사 위주이므로 농한기인 겨울철에는 일손을 놓는 실정. 마을 젊은이들이라 할 수 있는 50~60대가 생각해 낸 것이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이 제일 잘 할수 있는 일이 바로‘메주’를 만드는 것이었다.

‘집현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과 콩 재배가 용이한 토질 등 콩을 이용한 식품을 만들기에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는게 마을 주민들의 공통된 말이다.

메주공장에서는 올해 1년차에는 콩 40kg들이 50포대를 메주로 만들 계획이다. 정평리 3개 마을이 돌아가며 일을 한다. 하루는 평방마을이 다음으로 정자마을, 이어 새마을이 돌아가며 주문받은 메주를 생산한다.

나이 지긋하신 한 할머니는 “메주는 눈 감고도 만들 수 있다. 어릴때부터 만들기 시작해 내 나이 80이 넘었는데 제일 잘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마을 부녀회 석미숙(45)회장은 “어르신들의 메주 만드는 노하우가 많이 있어 배우면서 만들어야 겠다”며 “메주는 대부분이 수작업으로 손맛이 많이 들어가 정말 맛있는 메주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주공장은 주문에서부터 제조, 판매까지 마을에서 관리하게 된다. 마을에서는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주문을 받고 마을 부녀회를 중심으로 주문받은 메주를 생산, 이후 각 가정에 배송하는 모든 것을 마을 주민들의 손으로 이뤄진다.

운영위원회 총무를 맡고 있는 구인회(57)씨는 “처음 사업을 구상할 때는 축산 쪽으로 생각했으나 응석사를 봐서도 오염되지 않는 사업인 메주사업을 택했다”며 “사업이 확대되면 도시민들이 함께 메주를 만들고 장을 담그는 체험농장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주시 농정기획과 정현애 생활개선담당은 “노인 인구가 70% 이상인 정평마을의 노인 일자리 창출에 큰 몫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도시민들에게 청정지역 메주의 믿음을 주기 위해 콩 재배부터 수확, 메주 생산까지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5년간 주문에서 판매까지 시에서 지도를 할 것”이라며 “또한 집현면 출향인사들에게 서한을 보내 판매를 유도하고 시청 홈페이지 등에 메주의 우수성을 알려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콩세상 장천지’ 메주공장은 최근 웰빙음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우리 고유의 전통 음식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마을의 근로능력이 있는 노인들에게 지속적인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안정적인 노후생활이 가능하도록 보장함은 물론 운영수익금으로는 건강관리실과 게이트볼장 등 마을주민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을 설치해 주민의 복지증진을 도모하게 된다.

한편 집현면 정평마을 노인회에서는 매년 정월대보름 지신밟기 행사를 통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고, 청년회에서는 70여명의 노인들을 위해 경로잔치 및 효도관광을 실시해 경로효친사상을 고취하고 있으며, 생활개선회에서는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노인들을 위해 김장을 담아주는 등 전체 주민들이 가족처럼 생활해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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