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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 재앙 심판과 요엘 회개 리더십
메뚜기 재앙 심판과 요엘 회개 리더십
  • 경남매일
  • 승인 2024.03.2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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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하 인제대 경영학과 교수·시인
원종하 인제대 경영학과 교수·시인

남 왕국 예루살렘에서 활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 요엘은 유다의 범죄와 심판뿐 아니라 세상 끝 날에 있을 하나님의 심판과 영광을 선포하고 있다.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적 멸망뿐만 아니라 종말론적으로 세상 끝 날에 있을 최후 심판의 날을 언급한 예언서는 이사야, 다니엘, 아모스 등이 있다.

요엘이라는 이름은 "여호와는 하나님이시라"라는 뜻으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알려준다. 메뚜기 재앙이라는 천재지변(天災地變)의 원인이었던 민족의 범죄에 대한 지적과 다가올 심판의 날인 '여호와의 날'에 대한 예언 이 두 가지를 함축하고 있다. 요엘은 시대를 초월하여 세상의 마지막, 즉 끝을 이야기하고 있고, 인간의 내리막이 하나님의 시작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특별히 시대를 향한 쓴소리보다는 '그날'을 맞을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시온에서 나팔을 불며 나의 거룩한 산에서 경고의 소리를 질러 이 땅 주민들로 다 떨게 할지니 이는 여호와의 날이 이르게됨이니라 이제 임박하였으니"(요엘2:1). 마치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 같은 신약의 침례요한의 역할을 하고있는 것이다. 오늘을 즐기자는 '카르페 디엠'처럼 우리는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지만 요엘은 '메멘토 모리'를 기억하라는 것이다. 너도 언젠가 죽는 존재임을 잊지 말라. 내일이 있음을 상기시켜 심판의 날이 반드시 있음을 기억하라는 것이다.

이 둘을 종합해 보면 '내일이 다가오고 있으니 그것을 알고 오늘을 제대로 살아가자'는 의미이다. 내일은 먼 미래의 일이지만 반드시 현재가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이 '그날'이다. "팥중이가 남긴 것을 메뚜기가 먹고 메뚜기가 남긴 것을 느치가 먹고 느치가 남긴 것을 황충이 먹었도다"(요엘1:4). 출애굽에서 애굽의 바로 왕에게 나타난 재앙 중 여덟째 메뚜기 재앙이 유다 백성에게 임한 것이다. 생태계의 먹이사슬처럼 엄청난 메뚜기들이 닥쳐서 한 해 농사를 다 망쳐놓았다. 아무것도 남김이 없는 재앙이 시작된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에서 반전이 일어난다. "땅이여 두려워하지 말고 기뻐하며 즐거워할지어다 여호와께서 큰 일을 행하셨음이로다"(요엘 2:20). 짐승에게도 말하고 마지막으로 시온의 자녀들에게 말한다. "시온의 자녀들아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로 말미암아 기뻐하며 즐거워할지어다 그가 너희를 위하여 비를 내리시되 이른 비를 너희에게 적당하게 주시리니 이른 비와 늦은 비가 예전과 같을 것이라 마당에는 밀이 가득하고 독에는 새 포도주와 기름이 넘치리로다"(요엘 2:23-24). 땅과 생태계와 우리의 살림살이가 회복될 것임을 선포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역사(役事)가 시작됨을 알리는 소리이다.

"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인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 그때에 내가 또 내 영을 남종과 여종에게 부어 줄 것이며"(요엘2:28-29). 질서의 하나님, 순서의 하나님의 섬세하고 디테일한 배려와 사랑을 느끼는 순간이다.

회개하고 돌아오면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을 함께 회복시켜 주겠다는 하나님의 약속, 더 나아가 하나님의 영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임하겠다는 하나님의 언약이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태초에 세상을 지으실 때 맨 먼저 땅을 조성하시고, 식물이 자라게 하시고, 그 환경에서 짐승들이 살아가도록 생태계를 만드시고 맨 나중에 사람을 창조하신 것과 같은 구조이다.

재앙 앞에서 우리 인간은 마지막을 생각하지만 요엘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다. 세상의 동서남북이 막힐 때 마지막 열린 그곳이 바로 하늘이다. 위의 하늘을 바라보라는 것이다. 하늘은 새 창조의 시작이며 믿는 자들이 들어갈 입구이다.

"여호와의 말씀에 너희는 이제라도 금식하고 울며 애통하고 마음을 다하여 내개로 돌아오라 하셨나니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으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올지어다 그는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인애가 크시사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리니"(요엘2:12-13).

요엘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세상사를 땅의 법칙이 아닌 하늘의 법칙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누구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누구든지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요엘2:32). 요엘은 믿는 자들이 변화되지 않고 그대로 가면 '그날'은 대재앙의 날이지만, 믿는 자들이 변화만 되면 '그날'에 있을 재앙은 재난의 끝이 아니라 새 시대의 서막이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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