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 한 철에 실컷 딴짓하다
허수아비도 떠나버린
바람만 휑한 허허벌판에서
성한 다리 절뚝절뚝 걸어가며
누구 때문에 내가 이 고생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거짓부렁 남 탓만 하는구나
높은 산 너럭바위 비렁에
비탈진 벼랑길 홀로 걷다
굴러 떨어져 뒹굴뒹굴
빌어먹을 세상이니 어쩌니
이래서 저래서 니 때문에 내덕분에
깨진 무릎 잡고 남의 탓만 하다 보니
해는 서쪽하늘을 넘는구나
시인 약력
호: 한운(閑雲)
경남 고성군 출생
월간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2013년)
한국문인협회, 벼리문학회 회원
2인시집 「가슴으로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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