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7:11 (토)
의령 궁류 희생자 첫 위령제 내달 26일 연다
의령 궁류 희생자 첫 위령제 내달 26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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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21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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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만에 '4·26추모공원'
면적8891㎡에 조성, 내달 준공
희생자·유족·현세대 위로 뜻 담아

의령군 궁류면 일대 우범곤 경찰관 총기난사사건 희생자 첫 위령제가 다음 달 26일 '의령 4·26 추모 공원'(이하 추모 공원)에서 역사적으로 42년 만에 열린다.

추모 공원은 다음 달 26일 이전 준공 예정으로 궁류면 평촌리 궁류공설운동장 인근에 총 면적 8891㎡의 규모로 조성 중이다. 공원 내 위령탑(높이 426㎝)은 석재 벽으로 둘러싼 모양에 두 손으로 하얀 새를 날려 보내는 형상을 표현했다.

더불어 희생자, 유족, 현세대,이 모두를 위한 뜻과 희생자 넋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의지'의 세 가지 요소를 담아 디자인 했다.

최악의 살인마로 기네스북에 올라와 있는 이 사건은 지난 1982년 4월 26일 의령경찰서 궁류지서에 근무하던 부산 출신 우범곤(27) 순경이 예비군 무기고에서 카빈 소총, 실탄, 수류탄을 탈취한 후 저녁 8시 30분부터 새벽까지 8시간 동안 광기를 부리며 4개 마을에서 주민을 살해하고 부상을 입힌 사건이었다.

이날 반상회를 위해 궁류면에 출장 온 의령군청 공무원과 집에 행정 전화가 있던 마을 이장으로부터 사건 신고를 받고 밤 12시쯤에 마산경찰서 기동대와 의령경찰서 경찰이 출동을 했다.

지난 2022년 10월 31일 열린 의령4·26추모공원 조성사업 추진위원회 첫 회의모습.
지난 2022년 10월 31일 열린 의령4·26추모공원 조성사업 추진위원회 첫 회의모습.

우 순경은 경찰이 수색을 좁혀오자 평촌마을에서 일가족 5명을 깨운 뒤 수류탄 2개를 터트려 자폭해 광기는 끝이 났다. 우 순경과 일가족 중 3명이 그 자리에서 폭사했다.

이후 4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 사건은 정부를 비롯해 관계기관, 국회의원, 도지사 등 어느 누구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8년 7월 KBS TV가 이 사건을 '그날의 참상'이라고 방송하면서 '위령비'를 건립해야 한다는 관심과 여론이 있었지만 4년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에 전병태(88·궁류면)어르신을 위원장으로 한 7명(위원장=전병태, 부위원장=강경을, 총무=서인석, 고문=오수환, 서진규, 서장수, 박석희) 이 모여 "경찰관에 의해 죄 없는 주민들이 억울하게 희생된 이 사건을 상기 시키고 또 추모하는 뜻에서 위령비를 건립해야 한다"며 '의령경찰 총기난사사건 희생자 위령비 건립추진위원회'를 결성해 사건 내용을 세상에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 1982년 12월부터 1991년 8월까지 궁류면사무소 면장을 역임하고 당시 사건으로 아들을 잃고 유가족이 된 전병태 위원장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에 각계각층에 편지를 하고 호소를 하며 건립 청원서에 35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오태완 의령군수도 만나는 등 위령비 건립을 위해 혼신을 다했다.

그 결과 지난 2022년 10월, 오 군수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40년 만에 추모 공원 조성을 위한 사업이 추진되는 전환점을 맞으며 분위기는 고조됐다.

오 군수는 당시 김부겸 국무총리와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경찰은 공권력의 상징이다. 그런 경찰이 벌인 만행인 만큼 국가가 책임이 있다. 그래서 국비로 위령비를 세워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해야 한다"며 국가의 책임과 당위성을 건의하고 강조했다.

이후 2023년 11월, '궁류 총기사건 희생자 추모 공원 조성사업추진위회' 첫 회의에서 유족대표 10명과 지역 대표 위원 21명은 공원 명칭을 '의령 4·26 추모 공원'으로 확정했다.

또 '특별한 일에 특별한 사람'이 위원장을 해야 한다며 오 군수를 만장일치로 추진위원장으로 추대해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았다. 사건 당시 의령군청 행정계장으로 사고 수습을 맡았던 하만용 현 노인대학 학장과 유족대표인 유영환 씨를 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오 군수는 "유족들의 살아있는 증언에 가슴이 미어진다"며 "역사적 사명감으로 반드시 추모 공원 사업을 제대로 완수 하겠다"고 강조 했었다.

오 군수 건의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의령군에 특별교부세로 7억 원을 내려 보냈으며, 의령군은 도비와 군비를 합쳐 총 18억 원으로 추모 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한 달 후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사건 참상을 후대에 알리기 위한 유가족들의 40년 숙원 사업 '의령 4·26 추모 공원'이 준공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정리되는 것이 아니다. 수십 년간 각 언론마다 사건 실상(사망자=50명, 56명, 62명, 72명. 부상자=29명, 33명, 34명, 50명. 실탄=129발, 144발, 180발. 수류탄=5개, 6개, 7개, 8개. 자폭시간=새벽 3시40분, 5시35분)을 제각각 헷갈리게 보도했고, 또 보도해 오고 있어 일치 '정립'을 위한 사건 전수 조사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의령군 관계자는 "추모 공원 공사는 준공을 앞두고 차질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주차장과 화장실 등의 조성을 위해 추경에 11억여 원을 추가로 편성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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