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5:31 (일)
일상 분노를 해결하기
일상 분노를 해결하기
  • 경남매일
  • 승인 2024.03.1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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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더십센터장
GS리더십센터장

최근 미드(미국 드라마) '성난 사람들'이 화제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이 이 작품으로 미국 배우조합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드라마는 미국 이민자 2세 주인공을 중심으로 분노를 표출할 곳이 없었던 사람들의 충돌을 통해 각 사람 내면의 외로움과 절망 등을 해소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러한 드라마가 화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상사에게 질책당해 짜증이 난 직장인이 있다. 이 감정은 상사와의 관계에서 발생했지만 그대로 집에 들고 갈 수도 있다. 회사에서 얻은 불쾌감을 집에 가져갈 수 있듯, 아침에 부부싸움으로 생긴 화를 품고 회사에 출근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이 분노는 대상을 가리지 않고 어디에나 분출될 수 있다. 상사와의 관계에서 얻은 분노를 집으로 가지고 돌아와서 가족을 향해 발산한다. 부부싸움으로 생긴 분노를 회사에서 터뜨릴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분노는 생겨난 장소에서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장소와 대상을 바꾸며 움직일 수 있다. 이것을 우리는 '화풀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분노는 때때로 우리의 생각, 행동,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강력한 감정이다. 그것은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관리되지 않은 채로 두면,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그러므로, 분노를 다루는 법 그리고 그 분노를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것은 건강하고 성취감 있는 삶을 살기 위해 필수적이다.

반면에, '화를 내면 안 된다', '화를 내면 다른 사람들이 상처 받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여린 사람들은 자기 안에 화를 쌓아둔다. '내가 나쁜 건지도 몰라', '이런 일로 화를 낸다니 난 참 어리석어'라며 스스로를 탓하거나 자기만 참으면 아무 문제 없을 거라는 생각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화를 끌어안고 있다가 몸과 마음이 병들어 간다.

사람은 살다 보면 반드시 분노를 느끼게 된다. 특히 감염병 위기로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고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침체되면 부정적인 감정과 태도가 사회에 팽배해진다. 분노의 불꽃을 활활 타오르게 할 가스가 늘 충만하게 채워져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소한 일에도 곧장 거대한 분노의 화염을 뿜어 올린다.

'삶이 뜻대로 안 될 때'의 작가인 카일 아이들먼은, 현대인들에게 분노, 낙심으로 가득한 이 시대를 살아갈 통찰력을 주고 있다. 자기 자신의 분노감을 인정하고 그것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방법을 조언한다. 그는 분노에 정확히 직면하는 첫 단계로서, 자신의 분노 수치를 측정하라고 말한다. 그가 제시하는 분노는 크게 4단계의 양상을 띤다.

1단계는 '가벼운 짜증'이다. 집안에서 시끄럽게 구는 아이들을 향한 짜증,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전자기기, 상대의 무례한 언행 등이 일상의 가벼운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단계이다.

2단계는 '약오름'이다. 상대의 행동에 의도가 있다고 생각될 때, 우연히 발생한 짜증 나는 상황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도, 심지어 적의의 배경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 들어가기 시작할 때를 의미한다.

3단계는 '개인적인 분개'이다. 이 단계를 개인적으로 무시, 공격당하는 느낌을 받는 단계로 설명하면서, 오늘날 많은 사람이 이 단계에 처해 있다.

4단계는 '주체 못 할 격노'의 단계로, 개인의 분노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표출하여 파괴적인 언어나 행동을 실행에 옮기는 단계를 의미한다.

즉, 분노란 그 기저에 있는 또 다른 감정을 가리는 '이차 감정'인 경우가 많으므로, 분노를 정확히 직면하고, 자신이 느끼고 있는 '일차 감정'이 무엇인지 확인함을 통해 그것을 잘 대응하라고 한다. 많은 경우에 분노 기저에 있는 일차 감정은 두려움이나 수치, 또는 피로라고 한다.

끊이지 않는 일이 주는 피로감이, 또는 코로나와 물질주의, 저출산과 같은 내가 당장 어찌할 수 없는 외적 요인의 거대한 파도에 마주하여 과연 이 일의 결과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또는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다는 수치심 등이 나 자신의 원인 모를 분노로 연결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지금 내가 처한 분노의 단계가 몇 단계인지 확인해 보고, 분노에 자신을 내어 맡기는 것이 아니라 그 분노를 야기한 일차 감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분노를 관리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우리는 이 사회의 끝없는 분노 조장에서 벗어나 건강한 감정과 개인적인 역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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