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던 바다가 화석이 된 곳
화석이 된 파도는 바람과 시간에 부서지고
부서진 화석 위에서 양들이 시간을 뜯는 바하리아
바다 깊은 곳에서 찬란하게 헤엄치던 물고기들과
너울거리는 파도 위로 물기둥을 뿜으며
거대한 수룡들이 뛰어오르던 곳
이집트의 영광된 날들을 위해
화산재가 쌓인 검은 사막을 건넜을 낙타와
오아시스를 떠난 모험가들이 하룻밤 쉬어갔을 하얀 사막에서
회색 바람과 하얀 시간이 만든 셀 수 없는 조각품 사이로
사막의 모래알보다 많은 밤하늘의 별송이와
빠르게 떨어지는 유성을 바라보며
이집트의 영광된 시간과 파라오를 이야기하던 밤
사막여우는 잠든 사이 다녀간 아침
아침노을을 뿌리며 솟구치는 바하리아 의 태양은
다시 올 라일강의 축복을 기원하듯
화석이 된 바다 위로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시인 약력
현대문학사조 시 등단(2019)
현대문학사조 사무총장·영남지회장
영남문인회, 지필문학
벼리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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