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6:30 (토)
그윽한 매화 향기 따라 봄의 품격이 피어나요
그윽한 매화 향기 따라 봄의 품격이 피어나요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4.03.13 2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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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요?
산청 남사예담촌
산청 남사예담촌 정씨매.
산청 남사예담촌 정씨매.

'오매불망' 오래 기다린
마음마다 봄이 내리고

다섯 매화 품은 고택엔
아름다운 얘기 피어나고

그 애틋한 향기 못 잊어
발길은 다시 소리 울려

곽종석·박헌봉 선생의
매화에 선비 기품 서려

지리산 천왕봉이 진산인 산청군 단성면 남사예담촌에는 매화 향기가 가득해 돌아온 봄소식을 알린다.

남사예담촌은 집집마다 오래 세월 지켜온 매화나무가 자리잡은 덕에 봄을 맞는 계절에는 온 마을이 매화 향기로 그윽하다.

특히 하 씨, 박 씨, 이 씨, 최 씨, 정 씨 다섯 문중을 대표하는 각 매화나무는 남사예담촌을 대표하는 '5매(梅)'로 이들 문중의 선비 품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오매불망(五梅不忘)'으로 불리며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5매'를 잊지 못해 다시 찾고 있다.

이들 매화와 함께 최근 면우 곽종석 선생과 기산 박헌봉 선생을 기리기 위한 면우매와 기산매까지 그윽한 향기를 더하며 '7매'가 남사예담촌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긴 겨울을 지나 봄 정취가 짙어지는 계절이다. 매화 향기 그윽한 남사예담촌으로 봄나들이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남사예담촌 전경.
남사예담촌 전경.

'산청 3매' 중 하나인 하씨고가(진양 하씨) 매화나무는 '원정매(元正梅)'로 불린다. 사직공파 하즙이 심은 것으로 '원정매' 이름은 그의 시호 '원정'에서 비롯됐다.

'원정매'는 홍매화로 수령 670여 년을 자랑했으나 원목은 지난 2007년 고사했다. 후계목이 뿌리에서 자라 매년 꽃을 피우고 있다.

△이사재(尼泗齋)의 매화나무 '박씨매'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때 박호원의 노비 집에 유숙하면서 매화나무를 보고 위안을 삼았다는 유래에서 심어졌다. 현재 후계목으로 가꾸고 있다.

이사재(경남문화재자료 제328호)는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때 유숙한 곳이다.

전형적인 조선 후기 건축 양식으로 박씨 선조 송월당 박호원을 기리며 학문연마의 강학 장소로도 사용한 곳이다.

남호정사의 매화나무 '이씨매'는 하얀꽃이 피는 매화나무다. 백매(白梅)는 희고 맑은 꽃, 은은한 향기와 품격 있는 모습으로 선비의 지조를 상징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산청 남사예담촌 원정매.
산청 남사예담촌 원정매.

이씨 문중 서재인 남호정사에 심어진 '이씨매'는 유일한 백매화로 키가 커 기골이 장대한 장부를 닮아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최씨고가 매화나무 '최씨매'는 최씨고가 대문 옆에 있던 400년 된 매화나무가 고사한 뒤 심은 후계목이다. 매화꽃이 필 무렵이면 매화향이 고각의 운치를 더한다.

최씨고가(경남문화재자료 제117호)는 지난 1930년 지은 한옥으로 곳곳에 자리한 실용적인 구조를 통해 선조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고가다.

선명당의 매화나무 '정씨매'는 남사예담촌에서 가장 늦게 꽃을 피우는 매화나무다.

최씨고가를 방문하는 손님들이 최씨고가 대문에 들어오기 전 담장 너머로 보이는 '정씨매'의 아름다움에 발걸음을 멈춘다.

'면우매'는 유림독립운동기념관 안에 심어져 있다. 국제사회에 대한민국 독립 당위성을 주창한 유림 독립운동가 면우 곽종석 선생을 기리고자 심었다.

면우 선생은 산청군 단성면 사월리 출신으로 남명 조식의 사상을 계승한 영남 유림의 영수다.

붓과 글로 국권회복과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했으며 을사늑약 체결 반대 투쟁도 펼친 인물이다.

기산국악당의 '기산매(岐山梅)'는 근현대 국악운동의 전개와 민족예술 발전을 위해 일생을 다한 기산 박헌봉 선생의 진정한 선비다운 삶을 기리고자 심어졌다.

한편 예부터 '원정매'는 '남명매', '정당매'와 함께 '산청 3매'로 일컬어지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산청 남사예담촌 이씨매.
산청 남사예담촌 이씨매.

올해 수령 463년을 맞는 '남명매'는 실천 유학의 대가 남명 조식 선생이 61세이던 명종 16년(1561년)에 직접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산천재' 앞뜰에서는 지리산 천왕봉이 한 눈에 들어와 해마다 봄이면 많은 매화 탐방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정당매'는 고려 말 대사헌과 정당문학을 지낸 통정공 강회백 선생이 어린시절 단속사에서 공부하던 중 심었다.

지난 1982년 경남도 보호수로 지정된 '정당매'는 수령이 640여 년에 이르렀지만 노거수로 수세가 좋지 않아 2013년 가지 일부를 접목해 번식했다.

이후 지난 2014년 완전히 고사된 '정당매' 옆에 후계목을 식재해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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